본문 바로가기

연예/일드

일드 | 의붓 엄마와 딸의 블루스(義母と娘のブルース)(2018)

의붓 엄마와 딸의 블루스(義母と娘のブルース)

편성 | 일본 TBS, 2018.7.10~2018.9.18, 10부작 

출연 | 아야세 하루카, 다케노우치 유타카, 사토 타케시 

줄거리 | 새엄마와 딸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휴먼 드라마



POOQ(푹)에 올라온 중드 <연희공략>의 업로드가 느려져서 <옹정황제의 여인>('후궁견환전'이라고도 하는 듯)으로 갈아탔다. 70화까지 있는 데다 남주의 심각한 외모+예쁜 여자들의 시기, 모략인 탓에 슥슥 넘겨버리고, 볼 게 없어서 다시 일드로 넘어왔다. 일드 인기순으로 찾아보니 1위가 이 드라마, <의붓 엄마와 딸의 블루스>였다. 



평범한 영업사원 남주(다케노우치 유타카)는 아내와 사별했고, 자신도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 딸이 하나 있는데, 이 딸을 위해 새엄마를 찾아주려고 한다. 여주(아야세 하루카)는 영업 능력이 탁월한 잘나가는 커리어우먼. 가족은 없고, 오직 일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주위에 사소한 일상을 나눌 사람이 없음을 깨닫고 허전함을 느낀다. 그런 그녀에게 남주가 한 갑작스런 제안. "제 딸의 엄마가 되어주지 않겠습니까?". 여주는 이 제안을 기꺼이 수락하고, 새엄마가 되기에 고군분투한다. 

처음엔 내용을 몰랐고, 제목도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 아야세 하루카를 믿고 봤으나 1화도 확 재밌지 않았다. 그래서 건너뛰기로 10화를 봤는데, 띠용. 남주가 사라져서 이게 뭔 일이지, 싶어 돌아보니 중간에 죽는 설정. '좀 신선한데?' 싶어서 남주가 죽는 6화로 돌아가 폭풍눈물을 흘리고, 다시 제대로 보기로!



캡처는 1화 위주로. 드라마가 좋았으니까 많이많이. 공원에서 다케노우치 유타카가 아야세 하루카를 딸에게 소개하지만, 딸은 완강하게 거부. "얼굴이 움직이지 않아!"라고. 명함을 줄 때나, 기타 장면에서 만화 같은 제스처가 많이 나와서 초반엔 몰입이 좀 어려울 수 있으나 이것만 극복하면, 매회마다 커다란 감동이 따른다. 근래 일드 중에선 손에 꼽을 만하고, 왜 인기순 1위인지 실감이 될 정도. 일본에서도 역시 성공해, 아야세 하루카의 입지는 더더욱 탄탄해졌다고 한다.



초반엔 딸의 반대가 거세서 10화까지 '새엄마가 되기까지 어떻게 아이의 마음을 얻는가'가 이 드라마의 중심 내용인 줄 알았다. 웬걸, 2회만에 가족이 되고, 한 집에 살게 된다. 예상이 빗나가면서 앞으로 스토리는 어떻게 되는가 싶어서 드라마엔 점점 더 몰입된다. 딸을 사이에 둔 비밀 거래, 죽음에 의연했던 남주가 모녀의 모습을 보면서 점차 남은 생을 욕심내거나 하는 과정이 되게 가슴아프고, 애틋하게 그려진다. 정말 너무 슬픈데, 아름답고.. 이 감정은 안 보면 모를 듯 ㅠㅠ 



그렇게 남주의 죽음으로 드라마 1부가 끝나고, 6화 이후는 10년의 세월을 건너뛰고 2부가 시작된다. 아역배우도 바뀌고, 여주의 주위에서 알짱대던 사토 타케시가 중심 인물로 급부상한다. 그리고 폐업 직전의 베이커리를 배경으로 완벽한 커리어우먼이었던 여주의 능력을 좀 더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보강된다. 일드의 교훈을 주려는 특유의 설정은 여전하지만, 코믹과 어우러져 잘 마무리되는 듯하다. 마지막화의 '자신만 생각할 뿐인 이기적인 여자'라는 새엄마의 고백과 '그게 바로 사랑'이라고 대답하는 딸의 장면은 잊을 수 없다. '사랑의 형태'라는 OST도 좋았고, 재미를 넘어, 좋은 드라마였다. 



내용과 별개로 좀 더 tmi를 적으면, 

1. 이 드라마가 내게 남긴 건 '작은 기적'과 '햇볕 같은 사람'이라는 말. 이 대사가 다케노우치 유타카가 아니었으면 이만큼 와닿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성> 때도 좋더니, 이번엔 또 다른 매력으로 멋지다.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영화를 아직 안 봤는데, 얼른 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만들었던. 

2. '호타루' 시절의 아야세 하루카를 떠올리면서 엄청난 발전을 했구나, 라는 생각. 아야세 하루카가 나오면 일단 '안심'이다.

3. 딸 역할의 두 배우가 다른데 묘하게 닮은 상. 하지만 고딩이 되었을 때의 뭔가 생각한 이미지랑 달라서 당황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