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주문진 장치찜 맛집, 초시토속식당

강릉, 주문진 장치찜 맛집, 초시토속식당

설날 전날, 서울에서 강릉으로 내려갔다. 점심을 살짝 넘긴 시간에 도착해 어머님을 뵙고 곧바로 장치찜을 잘한다는 집으로 갔다. 강릉에 도착하기 전 전화 통화로 "장치찜은 어떠냐"는 어머님의 말씀에, 장치찜이 뭔지 몰랐던 우리. 얼른 검색을 해보니, 매콤해보이는 것이 괜찮아 보였다. 

얼핏 보니 주문진 장치찜 맛집으로 '월성식당'이 수요미식회에도 나오고 해서 인기가 많아 보였다. 당연히 그리로 가는 줄 알았는데, 바로 그 옆집 초시토속식당을 갔다. 여기가 사람들에게 소문은 안 났는데, 더 맛있다고. 

가게는 보통 일반 가게 같았고, 입구 쪽 테이블 3개 정도, 안쪽으로 더 많은 테이블이 있었다. 간단히 점심을 먹을 생각으로 온 거라 우리는 앞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 테이블 맞은편에는 주방이 바로 있어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도 계속 볼 수 있었다(음식은 아주머님과 할머님 두 분이).

 

일단 우리가 먹으러 온 장치찜은 대/중/소짜리가 있고, 가격은 44,000원, 33,000원, 22,000원이다(갈치조림, 생선조림, 생선구이도 같음). 이 외에 복지리, 곰치국, 도치알탕, 도루묵찌개 등등 생선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요리를 하고 있다. 어머님, 임뚱, 나 이렇게 셋이어서 주문은 장치찜 중(中)으로 하나 시켰다. 

처음 들어보는 음식이라 서울에는 장치찜을 하는 곳이 없나 찾아봤는데, 서울에는 따로 없는 것 같고, 강원도 쪽에서 하는 지역 요리인 것 같다. 장치는 긴 생선으로 장어보다 단백질 함량이 많고, 해풍에 말려 매콤하게 찜으로 자주 하는 생선이란다. 

주문하고 나온 푸짐한 장치찜은 블로그 이미지로 봤던 것보다도 실물이 더 입맛을 돋우는 비주얼이다. 매콤해보이는 거라 동네에서 최근에 자주 먹는 코다리찜하고 비슷한가 싶었는데 살이 엄청 두툼하게 붙어 있다. 여기에 무, 감자도 양념에 잘 조려져서 제대로 밥도둑. 여기에 기본 반찬인 김치, 장아찌도 맛있어서 계속 손이 갔다. 맛있음ㅠㅠㅠㅠ

매운 것 잘 먹는 내가 먹기엔 생각보다 덜 맵긴 했지만, 대신 속이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하게 칼칼한 맛이었다. 참고로 주문 전에 따로 "덜 달게 해주세요"라고 어머님께서 따로 말씀하셨음. 냄비로 나온 게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 어머님 말씀으로 월성식당은 냄비째가 아닌 접시로 따로 담아 나온다고. 이왕이면 냄비째가 더 맛나 보일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 맛도 맛이었지만, 강릉에 내려왔을 때만 먹을 수 있는 음식 같아서 이날 점심이 더 맘에 들었던 것 같다. 몇 번 더 올 것 같은 느낌.ㅎㅎㅎㅎ

+덧 

장치찜을 먹은 후엔 주문진항 한 바퀴를 둘러봤다. 여기에 오니까 새삼 서울이 아니구나, 라는 느낌이. 서울에서 잘 못 보는 풍경이라 이쪽저쪽 돌아다니면서 구경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낚시. 한쪽에 사람들이 모여 있길래 뭔가 했는데, 사람들이 낚싯대를 넣고, 5분도 안 돼서 어린 전어를 계속해서 잡고 있었다. 물쪽을 바라보니 그 안에 고기가 엄청 많았음. 넣자마자 바로바로 잡히니 낚시할 맛 나겠다, 하면서 한동안 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