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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부산여행 1일차 :: 부산역, 결혼식, 한샘

부산여행 1일차 ::  부산역, 결혼식, 한샘

 

 

서울역에 도착해 미리 인쇄해 온 걸 들고 티켓을 뽑으려고 하는 중. 인쇄한 표만 있으면 되는데 기념비로 티켓을 따로 발부받으려고 했는데 회원번호도, 비밀번호도 하나도 모르겠다(KTX는 왜 그렇게 외우기 힘든 회원번호를 주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출발부터 부족했었는데, 널널하다가 탈 때쯤 되면 시간이 부족했던 건 이번 여행의 딜레마.

 

 

티켓은 아쉽게 못 뽑고, 편의점에 들러 가벼운 주전부리들을 사온 뒤에 KTX 착석. 말로만 듣던 KTX는 처음 타 보는 거라 기대했는데, 처음엔 '오- 덜컹거림도 별로 없고 좋네' 하면서 사진도 찍고 했으나, 시간이 흐르니 감흥도 사라지고, 지하철이랑 기차 타는 거랑 별반 다른 걸 못 느꼈다. 서울-부산 왕복이 12만원이라니. 이러니 나 같아도 해외를 가겠다 싶다.

 

 

드디어 부산 도착. 따뜻한 부산을 기대했는데, 역에 있는데도 바람이 느껴졌다. 날씨만 좋았어도 우리의 여행이 더 알찼을 텐데 날씨 때문에 포기한 게 있어서 아쉽다. 부산역에 내려서 ㅈㅇ씨의 결혼식을 가기 위해 이전한 버스정류장으로 이동. 정류장이 20m 간격으로 2개 있어서 하마터면 1003번을 놓칠 뻔했다.

 

 

1003번 버스를 타고 어떤 중학교 앞에 내려서 벡스코로 걸어갔다. 여기까지 왔을 때는 부산에 왔다는 실감이 별로 나질 않았다. 건물들도 서울과 별로 다를 바 없이 신식이었기 때문에 서울에 우리가 모르는 동네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이었을 뿐이었다. 인간 내비 임뚱이 길도 척척 알아내서 헤매지도 않아서 더 그랬다.

 

 

5층에 위치한 결혼식장, 신부대기실에서 ㅈㅇ씨를 만나서 같이 사진을 찍고(예뻤던 ㅈㅇ씨), 바리바리 들고 온 축의금도 내고, 방명록에 이름도 적고 자리에 앉았다. 내 일처럼 가깝게 지켜본 결혼 준비여서 그런지 다른 어떤 결혼식보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봤다. 딱딱하지 않고, 나름 틀에 박힌 결혼식을 탈피하려고 한 ㅈㅇ씨의 단호함(?)이 엿보이는 거 같아서 재밌었던 결혼식이었다. 신랑의 축가가 너무 맴돌았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사진촬영이 있었는데, 가까운 지인들이 많을 거 같기도 하고, 결혼식 사진은 잘 안 찍는 편이라 먼저 나와 식사를 했다. 사실상의 첫끼였는데 음식이 맛있었다. 나는 일식을 팠고, 임뚱은 양식을 팠다. 회가 더 먹고 싶었는데 밤에 먹을 테니까 자제하고 다른 걸 먹었다. 여기선 브리또가 제일 맛있었다.

 

 

결혼식 때문에 차려 입었던 임뚱은 다시 옷을 갈아 입었다. 그리고 우리는 식장 1층에 자리한 한샘에 들러 가구들과 인테리어를 구경했다. 이런 거에 마침 관심이 있었는데 1층에 있어서 발품도 안 들이고 낼름 구경을 잘했다. 벽지는 밝은회색톤이 예뻤고, 책장이랑, 소파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근데 자녀방이라고 꾸며진 곳이 있었는데.. 어째 내방보다 (훨씬) 좋다. 젠장. 우리는 그냥 구경만 하고 싶은데, 매장이어서 그런지 자꾸 물어보고 이런 것들이 부담스러웠다. 여긴 부산이라 서울사람이라 그러고 말았는데, 서울에선 더 심하겠지..?

 

 

느긋하게 결혼식도 보고, 가구도 구경하고선 해운대 앞에 자리한 우리의 숙소가 있는 곳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약 1시간 정도의 이동. 이때 의욕에 차서 무리하지만 않았어도 다음 날이 편했을 건데, 우린 너무 의욕에 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