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국내

부산여행 1일차 :: 어빈횟집

부산여행 1일차 :: 어빈횟집

 

 

택시아저씨의 추천을 받고 어빈횟집으로 들어갔다. 아저씨가 1인당 2만5천원일 거라고 했는데, 자리를 앉고 보니 가장 싼 게 1인당 5만원이었다. 친절했던 아저씨가 일부러 그랬으리라곤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포장마차촌의 횡포에 16만원이란 소릴 듣고 오니 여긴 2인에 10만원이니 더 나아보였다.

 

 

일단 다리도 아프고, 아저씨가 추천해줘서 여기로 왔는데 막상 오고 나니, 달맞이길에서 내려오던 그 길에 있던 횟집이었다. 헛걸음을 제대로 했지만 어쩌랴. 관광명소 근처 횟집이라서 약간 관리가 안 된 곳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깔끔했다. 둘러보니 조인성, 배두나도 들렀던 집이었다.

 

 

주인 아주머니가 즐겨드신다는 부산술 '예'랑 콜라를 시켰다. 이젠 편안하게 먹겠지 싶었는데, 이날 38명 정도의 단체 손님을 한꺼번에 받아서 우리를 비롯한 소규모 손님들은 대체로 신경을 써주지 못했다. 그래서 음료를 하나 시켜도 올 기미가 안 보여서 나도, 옆 테이블도 볼멘소리를 냈다. 옆 테이블에선 음식은 바라지도 않으니 술이라도 가져다 달라고 할 정도였다. 

 

 

시간 지연된 것만 빼면 나는 생각보다 차림이 괜찮은 거 같았다(물론, 5만원이나 내서 먹었으니 나쁘면 안 됐지만). 샐러드, 미역국, 소라, 새우, 각종 회, 오리고기, 매운탕 등이 나왔다.

 

 

미식가는 아니지만, 초딩인 내 입맛은 만족시켰다. 접시도 깔맞춤을 한 거라 생각보다 신경쓰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임뚱은 이 정도의 맛집은 어디나 다 그렇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회의적인 임뚱 대신 내가 더 많이 먹었다.

 

 

회는 좋아하지만 나머지 해산물은 내가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 그건 임뚱이 먹었다. 그래도 많이 남을 거 같아서 포장을 하겠다고 주인 아주머니한테 여쭤봤는데 시간이 없어서 직접 포장을 못 해줄 정도였다. '포장 돼요?'라고 물어봤는데, 대답도 않고 '휴' 하더니, 플라스틱을 주셨다. 미안한데 알아서 포장을 해달라고. 우리도 손님이라 억울한 느낌이 들긴 했는데, 이런 일로 얼굴 붉히고 그러기도 그렇고 그냥 알아서 포장을 했다. 포장을 하면서 임뚱은 다음 코스로 자꾸 '동백섬'에 가자고 했다. 그리고 어딘가 난감한 표정을 보였다. 여기엔 뒤늦게 알게 된 비밀이 있었다. 그건 다음에.  

 

 

광어를 먹다가 조그만 살이 있길래 그냥 덥석덥석 먹다가 '맛있다'하고 임뚱한테 말했더니, 광어 지느러미 살이라고 설명해줬다. 그게 제일 맛있는 거라고. 그게 중요 부위인 줄 모르고 덥석덥석 먹었는데!

회가 나올 때 초밥도 같이 줬다. 알아서 얹어서 먹는 거. 인터넷에서 보다가 어떤 부산 횟집에선 아예 초밥을 무한리필 해준다는 것도 봤던 거 같다. 어딘지는 기억이 안 난다.

 

 

사진을 찍고서 임뚱을 보여줬는데, 이 정도로 맛있지 않은데 사진이 너무 잘 나왔다고 말했다. 난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까다로운 사람이라면 별로일 수도, 그렇지 않으면 맛집이 될 수도 있는 횟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