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국내

부산여행 2일차 :: 호접몽, 부산역

부산여행 2일차 :: 호접몽, 부산역

 

 

영풍문고에서 기어코 책 구경을 하고선, 저녁을 먹으러 롯백 호접몽에 도착했다.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다는 임뚱을 따라 굴짬뽕을 먹으러 갔다가, 메뉴판에서 유린기 세트란 게 보여서 그것도 주문했다.  

 

 

주문을 하고 기다리던 시간이 7시쯤. 우리가 타야 할 차는 8시. 시간은 생각 않고 밥먹고 전망대에 다시 올라가서 구경을 하자고 그랬었는데, 마침 10층에서도 야경을 볼 수 있는 자리에 앉게 돼서 전망대 야경은 패스. 어떤 느낌이었을지만 느끼기.

 

 

뒤늦게 우리에겐 시간 여유가 별로 없다는 걸 깨닫고, 주문을 재촉해서 받은 유린기랑 굴짬뽕. 가격은 둘이 합쳐 3만원 정도 한 걸로 기억. 유린기라는 건 처음 먹어봤었는데, 신세계. 고추의 매콤함이랑, 양상추의 상큼함, 고기의 바삭함과 부드러움이 결합한 음식이었다. 다행히 아파서 기운이 없던 임뚱도 먹고서 조금씩 기운을 찾는 것 같았던. 사진만 봐도 느껴지는 촉촉함. 굳굳.

 

 

굴짬뽕은 보통의 굴짬뽕이려니 생각했었는데, 굴의 맛이 그대로 진하게 전해져왔다. 느끼함이나 비릿함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국물이 깔끔하게 얼큰했다. 면도 쫄깃. 우연히 들어온 호접몽은 괜찮아서 서울에선 없나 하고 뒤졌는데, 노원쪽이랑 분당에 있었다. 우리가 평소에 있는 곳이 아니어서 여기서라도 먹어봐서 좋다 싶었다.  

 

 

시간을 계산해서 7시 30분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왔다. 걷다가 KTX 표를 꺼내려고 하는데! 뒤늦게 가방을 두고 온 걸 알게 됐다. 중간에 화장실에 들렀는데, 화장실에 두고온 건가 싶어서 백화점 직원분께 얘기도 하고, 엘리베이터를 얼른 잡고 10층으로 다시 이동했다. 길치라서 익숙지 않은 길에 1차 멘붕, 화장실에 갔는데 가방이 안 보여서 2차 멘붕. 기억을 더듬어 식당에 다시 찾아가서 다행히 가방을 되찾고 , 1층에 도착했다. 1층까지는 엘리베이터를 못 기다리겠어서 계단으로 뛰어왔다. 이때 너무 놀라서 얼굴도 빨개지고, 심장도 쿵쾅거리고, 나처럼 멘붕이었을 임뚱에게 미안함이 가득했다. 하마터면 반지까지 잃어버릴 뻔!

 

 

1일차 아침에도 늦게 일어나서 부랴부랴 서둘렀는데, 2일차 밤에도 급하게 가느라 허둥지둥. 겨우 KTX 15호차에 자리를 잡고, 임뚱이 사준 책을 꺼내 읽으려는데. 우리 앞좌석이 여자 네 명이 붙어 있는 자리였다. 그런데 차를 타기 전에 술을 마셨는지 그중 한 명이 얼굴이 빨개서 계속 큰소리로 떠들었다. 주의를 받아도 대답만 잘할 뿐. 화가 났지만 싸울 것도 아니어서 이어폰을 끼고 있었더니 너무 피곤해서 서울까지 꿀잠. 부산여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