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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결혼보다 월세》 : 성선화

《결혼보다 월세》 : 성선화

 

 

<결혼보다 월세>가 눈에 들어온 것은 지난번에 읽은 재테크 책 때문이었다. 서점에서 기웃거리며 재테크 서적을 둘러보다 여성독자를 타깃으로 한 이 책을 발견한 것이다. 특히 매대엔 <결혼보다 월세>와 <재테크의 여왕> 이 쫙 깔려 있었는데, 이 두 권의 저자가 같았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주제를 두고 책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날림으로 글을 쓴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결혼보다 월세> 책 후반부엔 망설이느라 책의 원고를 묵혀 두었다고 나와 있다).  그런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재테크로 성공한 여성작가, 현직 경제지 기자, '결혼보다 월세'라는 강렬한 타이틀, 톡톡 튀는 표지디자인 때문에 호기심이 더 커서 읽기 시작했다. <재테크의 여왕>은 언니가 재테크초보에게 대화체로 조언을 해주는 형식이었는데, 그런 스타일보단 저자 한 사람의 재테크 이야기가 궁금해서 <결혼보다 월세>를 골랐다.  

 

 

그렇게 주문을 하고 읽기 시작한 <결혼보다 월세>. 책의 형식상 구체적인 재테크 흐름, 비교분석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긴 했지만 역시나 였다. 저자소개에 보면 이 책의 성격을 '재테크 에세이'로 규정짓고 있는데 그걸 보면 조금 이해가 된다. 그래서 내용도 저자의 연애, 재테크, 직장의 일들이 한꺼번에 녹아 들어 있다.

저자 성선화는 잘나가던 기자였다가 일적으로 좌천, 이직을 당하면서 자신만의 재테크 콘텐츠를 잡아 <빌딩부자들>, <월세의 여왕>과 같은 베스트셀러를 냈다. 그런 책을 집필하면서 얻은 부자 인맥들을 통해 직접 부동산에 투자해보고, 돈을 모으기 위해 절약하면서 가난하게도 생활해봤다가, 주식까지 도전해본다.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매달 월세가 따박따박 입금되는 월세 통장도 가지고, 주식으로 수익도 낸다. 그런 과정에서 그녀가 느낀 건 부자 남자를 잡아 그의 울타리에 살기보다는 자신의 노력으로 돈을 벌어 당당하게 생활해야 한다는 것. 자기계발서의 느낌이 없지 않다. 저자의 예쁜 외모에, 잘 쌓은 커리어, 돈 많은 부자언니, 여자들이여 깨어나라 라는 느낌이 그렇다.

 

 

구체적인 금융 정보는 사실상 없는 편이지만, 읽기 쉬운 문체다 보니까 끝까지 책을 읽게 만든다. 그래서 금융지식이 없는 생초보자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지만, 새롭게 배우는 것도 없진 않았다. 이를 테면 경매낙찰, 보험금(변동금리), 주식 가치투자 등과 같은 내용이 그렇다. 이 책에서 가장 깊게 와 닿았던 건 무엇보다 '부자'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부동산을 보려고 일을 하면서 주말에 지방으로 내려가 찜질방에서 자고, 악덕 세입자랑 언쟁을 벌이고, 지방민에게 서울사람이라는 텃세를 받는 등의 감정 스트레스를 버텨야 하니까. 실제 경험담이 녹아 있어 투자가 성공한다면 이렇게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이 글을 읽고 저자처럼 빚을 내 여기저기에 투자할 수 있을까 싶다. 저자에겐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이력+경제지 기자라는 타이틀 등이 있어 일반서민의 상황과는 좀 괴리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