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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홀가분한 삶》 : 이시카와 리에

《홀가분한 삶》 : 이시카와 리에

 

 

요즘 들어 멋지게 나이들어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게 <홀가분한 삶>이다. 깔끔한 디자인, 세속과는 살짝 떨어져 보이는 홀가분함 이라는 단어에 강하게 끌렸다. 온통 정보로 가득한 실용서만 읽다가 가끔은 좀 쉬면서 편하게 책을 읽고픈 마음도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일과 생활, 집까지 정리했나?'라는 문장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책엔 40대에서 70대까지 나 다운 삶을 모색하고, 홀가분하게 삶을 정리하여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60대에 고향으로 돌아간 요시모토 유미, 40대에 생활을 리셋한 오쿠보 부부, 50대에 집을 리모델링한 야마나카 도미코가 그들이다. 이 외에도 아들네와 같이 살게 된 노부부,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사회 참여로 행복한 삶을 이어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얼마나 많은 재산을 축적하는가보다는 이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에 목적을 두고, 물질에 끌려가지 않고 스스로 리드하며 살 줄 아는 멋진 사람들이다. 이 책엔 너무 동떨어진 세계에서 '이래라, 저래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 배우면서 앞으로 다가올 나의 40대 이후의 삶이 기대가 된다.  

 

 

책엔 각자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삶을 바꿔나갔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며, 그들의 삶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진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쭉 이들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삶의 지혜를 담긴 팁도 간간이 발견하게 된다. 깔끔하게 수납하는 방법, 가구를 고르는 법, 좁은 공간 넓게 쓰는 활용법 등이 그렇다.

덕분에 읽으면서 오래 두고 쓸 만한 가구를 골라야겠다고 생각했으며, 타인에게 보여지는 색상은 화이트 정도로 깔끔하게 수납하고, 나중엔 열어보지도 않을 물건을 고이 간직하기 보다 버릴 줄 알며, 작은 냉장고에 바로 먹을 양만 넣어두고, 음악과 영화 등의 문화를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들처럼.       

 

 

얇은 책자여서 내용이 엉성하진 않을까 싶었는데, 내지 디자인도 깔끔하고, 들어 있는 내용도 짧지만 만족스럽다. 이들의 라이프스토리와 함께 현재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나면 마지막 페이지엔 일과표도 있어 이들의 생활도 따라해볼 수 있어 좋다. 프리랜서가 아니라 똑같이 따라할 순 없어도 나중엔 이런 삶도 괜찮겠다 싶다.

책 말미엔 부록으로 실천편과 저자의 칼럼도 있다. 홀가분한 삶을 사는 실천편엔 '기쁘게 소유하라', '기분 좋게 줄여라', '죽음을 생각하라'로 나눴다. 인생의 전환기에서 있을 때마다 책을 꺼내들면서 이들의 삶의 지혜를 배워두면 좋겠다. 마음에 꼭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