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식당, 카페

생일이니까, 지유가오카핫초메

생일이니까 지유가오카핫초메

 

11월 28일은 임뚱의 생일. 누군가의 생일을 이렇게 열심히 챙긴 적이 있었던가. 작년엔 제대로 된 케이크 하나 못 먹였는데 다행히 올해엔 생일이 주말이여서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걸 사주리라 생각했다. 그러다 생각난 게 지유가오카핫초메 케이크. 회사에 어떤 작가님이 지인네 가게라며 사주셨는데 지금까지 먹은 케이크 중에 제일 맛있었다! 그래서 검색해보니 지점이 좀 있었는데, 강남에 있는 학원에서 공부하는 임뚱과 만나려면 논현점이 가장 가까울 것 같아 그곳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논현동고개에서 내려 네이버지도를 켜고, 실시간으로 위성사진을 보면서 도착했다. 길이 좀 꾸불꾸불 했는데, 지도를 보고 찾으니 금방이었다.  

 

 

입구부터 앙증맞은 이곳. 케이크를 사려고 이렇게 찾아오긴 처음이라 설레서 가게 문을 열었는데, 주인이 없었다. 당황했지만 오히려 종류가 많았던 케이크를 보면서 충분히 고민하면서 고를 수 있었다. 낱개로 사는 것보다 통으로 사는 게 가격도 더 저렴했고, 들고 다니기에도 편했겠지만 맛있는 걸 여러 개 먹이고 싶어서 따로따로 4개를 샀다. 개당 9천원 꼴. 비싸긴 비싸지만 특별한 날이니까.  

 

 

어떤 걸 살까 하고 미리 알아봤었는데, 대표 메뉴는 레드벨벳과 시카고초코 같았다. 시카코초코는 이전에 먹어본 적이 있어서 고민하지 않고 고르고, 나머지는 레드벨벳, 당근, 말차시로이로 골랐다.  쇼케이스를 보면서 하나씩 다 맛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으니 고심 끝에 골랐다. 케이크 선정 기준은 단순히 색이었다. 나름 4개만 먹어도 화려해보일 수 있도록.

 

 

케이크를 고르고 그냥 가기 아쉬워서 주인분께 '사진 찍어도 될까요?'하고 묻고 몇 장 찍었다. 가게가 조그마했고, 손님은 나뿐이어서 물어봐야 할 것 같았다. 이름도 그랬지만, 내부에 케-키, 코-히-라고 적힌 글자 때문에 일본느낌 물씬이었다. 케이크 말고도 여기저기 둘러보니 여기서 식사도 가능해보였다. 케이크가 맛있으니 식사도 맛있을 것 같아 담에 꼭 오리란 생각을 했다. 작은 가게는 부담스러워서 싫어도 먹을 수 있을 만큼 애정도가 높은 곳이니. 

 

 

이곳저곳 다 들르고 밤이 다 돼서야 맛볼 수 있었던 지유가오카 케이크. 남색 포장이 예뻤는데 사진 찍은 게 없네. 조각케이크를 들고 이리저리 흔들거리면서 들고 다녔더니 모양새가 어그러졌다. 다음번엔 조신하게 들고 다니는 걸로. 원래 케이크에 이런 귀여운 초는 꽂지 않지만 처음으로 준비해봤다. 케이크가 작아 나눠서.

너무 맛있는 케이크라고 얘기했는데, 당근케이크를 샀다는 말에 실망하던 임뚱. 혹시 입에 안 맞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당근케이크를 한입 먹고선 말이 쏙 들어갔다. 자기가 먹은 케이크 중에 제일 맛있다고. 4개 중에서 반응이 좋았던 건 당근, 레드벨벳. 말차시로이는 녹차를 좋아하니 좋아할 것 같았는데 생크림 때문에 거부당하고, 시카고초코는 맛있지만 엄청 단 초코를 먹고 싶었던 임뚱 입맛엔 맞지 않았다. 참고로 나는 적당히 담백한 시카고초코가 제일 좋았는데. 어쨌든 성공적인 케이크 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