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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홍콩, 셩완 신오룡(新五龍)

홍콩, 셩완 신오룡(新五龍)

 

 

| 김밥천국 같은 외관의 신오룡

 

마카오의 타이파 페리터미널에서 코타이젯을 타고, 숙소가 있는 익숙한 셩완 거리로 돌아왔다. 얼마나 체력이 저질인지 마카오 관광을 했다고, 페리에서 이동시간 내내 곯아떨어졌다. 얼른 호텔로 돌아가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었으나, 홍콩의 먹방을 포기할 수 없던 임뚱을 따라 몸이 지쳐 도저히 센트럴에 갈 엄두는 나지 않았고 이비스 근처 식당을 찾았다. 그러다 이비스와 1분 거리의 허름한, 흡사 한국의 김밥천국과도 같은 '신오룡'이라고 적힌 식당을 발견했다.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평이 좋은 것 같아서 들어갔다.

 

 

| 신오룡의 내부

 

허름한 외관과는 달리, 들어가보니 의외로 깔끔한 분위기로, 김밥천국과 정말 비슷해보였다. 테이블도 많았고, 간격도 넓어서 눈치도 보이지 않고, 편안하게 천천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우리가 찾아갔을 땐 저녁을 먹기엔 조금 늦은 시간이었는데, 군데군데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여행자들을 위한 곳이라기보다 딱 현지인을 위한 공간인 듯했다. 그래서 이때까지만 해도 이 집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었다.

 

| 익숙한 차 한잔, 블루걸 맥주

 

자리에 앉으니 익숙하게 사장님이 차 한잔씩을 주었다. 테이블엔 한자가 가득한 메뉴가 있었는데, 영어 메뉴판을 요청하면 사진과 함께 있는 걸로 준다. 홍콩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까봐 절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계란 볶음과 약간의 모험심으로 볶음면을 골랐다. 숙소가 바로 앞이어서 맥주 한 병도 시켰다.

 

| 볶음밥, 볶음면

 

얼마 기다리지 않아서 메뉴가 등장했다. 메뉴당 가격이 HK$50에서 해결될 정도로 저렴한데, 양도 커다란 그릇을 다 덮을 만큼 많이 준다. 볶음밥은 우리나라에서 먹던 그 기본 볶음밥의 맛과 같았고, 볶음면이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홍콩 음식에 대한 불신이 있었는데, 이날 저녁을 계기로 홍콩 음식을 맛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볶음면은 면이 넙적하고, 밀이 아닌 쌀국수 면이라 더 고소해 쌀국수를 좋아하는 내겐 신세계였다. 우리나라에서 팔아도 제법 인기가 많을 것 같을 정도로 맛있었고, 지금도 '맛있었지'하고 생각 나는 음식 중 하나.

외관을 보고 기대감을 확 접고 갔는데, 오히려 가이드북에서 소개해줬던 식당들보다 급 찾아간 가격도 저렴하고, 맛있어서 만족도가 컸다. 우리는 저녁에 먹었지만, 이곳은 메뉴가 많아서 콘지, 차찬텡 같은 음식을 먹으러 아침에도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것 같았다. 이비스 셩완 호텔에 묵는다면, 가볍게 식사하기 괜찮은 곳이다.  

 

| 이비스와 1분 거리의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