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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홍콩, 빅토리아 피크

홍콩, 빅토리아 피크

 

| 피크트램을 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융키에서 든든히 배를 채우고, 홍콩에서 꼭 봐야 한다는 빅토리아 피크를 3일차의 마지막 일정으로 잡았다. 3일차에 잡게 된 건 순전히 날씨 탓이었다. 이틀 내내 안개가 너무 꼈는데 이렇게 안개 낀 날에는 빅토리아 피크에 기를 쓰고 올라가봤자 야경이 안개에 가려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했다. 3일차도 아슬아슬하긴 했으나 그나마 3일 중 가장 날이 괜찮아서 진행하기로.

센트럴 융키에서 피크트램역을 가는 동안 배도 불렀고,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성당 예배도 구경하고, 기념품숍도 들르고. 그런데 피크트램역에 도착했더니 밤도 아닌데 대기줄이 어마어마.. 많이 기다려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1시간 이상을 몽땅 길에서 버려야 할 것 같아 일단 피크트램은 포기했다. 

 

 

깔끔하게 포기한 후에 버스도 기다려보고, 택시도 기다려봤으나 이미 승객을 태운 뒤여서 서질 않았다. (택시를 타려면 센트럴에서부터 타는 것이 나을 듯) 날은 덥고, 버리는 시간은 길어지고, 짜증지수는 점점 더 높아졌다. 

결국 빅토리아 피크로 가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트램을 타고서 센트럴로 다시 돌아오는 것. 페리 5번 선착장 앞 정류장에서 15번 버스를 타는 것이었는데, 이때까지도 이렇게 가는 게 맞는지 긴가민가 했었는데, 한국인 여행자 분이 맞다고 가르쳐 줘서 안심했다. 이 버스로는 빅토리아 피크까지는 40분 정도가 소요되고, 우리가 앉았던 맨 뒤 좌석은 다리를 쫙 펼 수 없을 정도로 좁았다. 에어컨도 소용없어 끈끈하기도 했고. 그나마 좋았던 거라면 올라가는 길이 길어 야경을 천천히 보면서 갈 수 있다는 것 정도? (남산버스를 이용할 때의 느낌)

 

| 빅토리아 피크! 몇 시간을 들여서 왔는지

 

피크트램역에서 1시간 정도 기다리기 아까워서 돌아돌아 한 3시간 정도 썼나? 겨우 올라온 빅토리아 피크. 홍콩에 오면서 가장 기대를 했던 곳이어서 그랬는지 생각보다는 아쉬웠다. 건물이 너무 멀었고, 안개도 좀 껴 있는 터라 선명하게 보이질 않았다. 그나마 정말 다행이었던 건 이 사진을 찍고 한 10분도 안 돼서 갑자기 안개가 심해지더니 하나도 보이지 않게 된 것.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기어이 올라왔는데 아무것도 보지 못할 뻔했다.

여기서 좋았던 건 야경보다 우리가 여길 찾아오는 데 성공했어, 하는 느낌이었다.

 

| 야경이 어쨌건 인증은 필수

 

| 내려가는 것 또한 일

 

빅토리아 피크는 야경 외에도, 식당가나 기념품숍 등이 많이 있었는데 우리에겐 오로지 '야경'이 목표였던 터라 금방 다시 내려가기로 했다. (중간에 맥도날드에서 고구마콘아이스크림을 먹긴 했지만) 건물을 내려와보니 여기도 줄이 너무 길었다. 버스로 돌아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 좋다는 피크트램 한 번 타보자며 천천히 기다리기로.

그래도 아래에 있을 때보다 줄도 금방금방 빠지는 것 같아서 1시간은 채 안 되어서 피크트램에 탑승했다. (피크트램은 옥토퍼스 카드로 찍고 타면 됨) 하지만 사람이 많아서 가이드북에서 제시했던 좋은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니었다. 버스를 타고선 40분이 걸렸는데, 내려갈 땐 10분도 안 된다.

 

| 손이 떨린 건지, 트램이 덜컹거렸는지 사진은 죄다 흔들렸다.

 

해외여행을 가면 추천해주는 명소를 빼먹기도 그렇고, '이왕 왔는데 안 보고 갈 수 없지'라는 마음으로 가곤 하는데, 뭔가 미션을 부여받은 느낌이라 이걸 클리어하지 못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안절부절하게 된다. 이곳 역시 그랬다. 생각했던 것처럼 동선이 풀리지 않아서 조급해졌고, 화도 났다. 사실 여길 가는 것보다 좋아하는 사람과 새로운 여행지에 왔다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인데. 앞으로의 여행은 갈 곳을 이것저것 많이 정해놓지 않은 상태로 꼭 보고 싶은 3가지 정도만 계획하고 가야지 싶다. (빅토리아 피크는 즐거움은 찰나고, 고통은 길어서 차라리 센트럴에서 펍이나 가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 사람들에 치였던 빅토리아 피크를 내려오니 더 좋은 풍경이. 선선한 날씨에 기분 좋아 걸어서 다시 센트럴로.

 

 

빅토리아 피크 가는 법

1) 센트럴 페리 5번 선착장 앞 정류장, 15번 버스(40분 정도 소요)  우리가 이용한 방법

2) 센트럴 스타페리 8번 선착장 앞, 15C번 버스(10분 정도 소요), 시청사 경유, 피크트램으로 이동(7분 소요)  

3) MTR 센트럴 J2출구 채터 가든 지나 100m 청콩센터 빌딩 지나 피크트램 역, 기다려서 피크트램으로 이동(7분 소요)

4) 기타 : 미니버스 1번, 택시 이용(택시는 피크트램역 근처 바가지+차가 없으니 센트럴 역부터 탈 것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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