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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7, 3월 다섯째 주 일상

2017, 3월 다섯째 주 일상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엄마랑 동생이랑 백화점에 다녀왔다. 그 계기는 임뚱이 '결혼하기 전에 어머님 가방이라도 사드려'라고 했던 말에서 비롯되었다. 딸인 나도 전혀 신경을 못 쓰고 있었는데, 먼저 알고서 다녀오라고. 더 좋은 가방을 했으면 했는데, 브랜드가 괜찮다 싶으면, 디자인이 별로고.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층을 돌다가 요렇게 2개를 골랐다. 엄마를 데리고 백화점도 제대로 못 다녔던 나는, 이번 기회로 맛있는 식당에도, 카페에도 같이 다녀왔다. 내게는 평범한 장소, 일상이나 다름 없는 것들을 엄마는 너무 좋아했다. 그동안 못한 게 미안하기도 하고, 더 해줘야지 싶었는데, 다음 날 또 fight. 그래도 조금씩 노력중이니까.  

 

 

 

약속이 없으면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을 걸 알고 EJ씨가 교보에서 만나자고 했다. 같이 보는 것도 좋고, 책도 좋으니까. 같이 서점을 돌면서 신간들,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들을 둘러보았다. 같은 업계에 있다보니 '척하면 척'이고, 같이 느끼는 부분들이 많아서 정말 편했다. 요즘 표지스타일, 판형, 출판사, 외서 등. 거기다 EJ씨가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경력은 1년 선배라 고민하는 것(오래 이 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라는)도 비슷해서 더 그랬다. 회사에서 잠깐 나와서 나를 불러준 것도 고맙고, 점심도 쏘기까지 해서 더 고맙고. 고마운 EJ씨.

 

 

 

 

신혼여행지는 '하와이'다. 이제 슬슬 일정을 짜야 하는데, 준비된 건 하나도 없고, 그나마 2월에 결혼한 WD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났다. 도움을 받는 입장이면서 뻔뻔하게 성수까지 오라고 했다. 결국 1, 2차를 쏘는 대신 나는 <디스 이즈 하와이>와 하와이 여행꿀팁들을 쏙쏙 얻어냈다. 옷은 어떻게 입어야 하며, 렌터카는 며칠 빌려야 하며, 쇼핑은 어디가 좋은지, 맛은 또 어떤지. 그래서 대략적으로 일정을 짤 수 있었다. 여기에 덤으로 얹은 나의 얘기들헤어지고 온 카톡엔 '행복하자'. 그러자고요.

 

 

 

4월의 첫날. 나만 여행간다고, 봄옷이 없다고 쇼핑을 하고 돌아다녀서 미안했던 와중에 임뚱 것도 사려고 건대를 다녀왔다. 나름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자부해놓고, 옷값보다 더 비싼 밥을 먹었지만 후회는 없다. 집으로 돌아와 술은 자제하기로 해놓고, 마무리는 또 술이었다. 아, 이제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안 마셔본 거나 마셔보자 해서 나는 '츄하이'를 골랐다. 포도맛 음료수 같은데 끝맛은 살짝 씁쓸하다. 보통 술맛은 싫고, 술 마신 느낌은 내고 싶을 때 괜찮겠네. 여기에 <김과장> 마지막회를 보니, 넘나 좋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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