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케밥인(Kebab Inn)

건대, 케밥인(Kebab Inn)

 

 

1차로 곱장전골을 먹고서, 뭔가 아직도 채워지지 않은 허기로 인해(그렇게 먹고, 또) 케밥을 집에 싸가기로 했다. 건대는 보다보면 가게들의 업종변경이 진짜 빠른데, 케밥인이 생기기 전엔 쌀국수를 팔던 걸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론 쌀국수보다는 케밥이 좀 더 건대에서는 먹히지 않을까, 하고 내심 생각하고 있다. 제대로 된 식사를 먹기에는 쌀국수는 좀 부족할 거 같고, 오히려 식사가 아닌 간식용으로 먹을 케밥이 더 괜찮을 것 같은 느낌. 그리하여 들르게 된 이곳, 케밥인.  

 

 

임뚱은 이미 먹어본 적이 있고, 나는 이곳 케밥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먹고도 감자튀김이 딸린 세트메뉴에 눈이 가는 나였지만, 워워- 자제하기로 하고, 단품 케밥을 먹기로 했다. 임뚱 말로는 닭고기보단 소고기가 더 맛있다고 했는데, 일단 둘 다 맛보고 싶어서 믹스케밥 닭&소(7,400원)를 골랐다. 임뚱은 소고기케밥(6,900원)을 골랐고. 잠시 또띠아가 아닌 바게트 빵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음식은 기본이 원래 맛있는 거니까.

 

 

주문을 하고서 기다림의 시간. 매장의 입구쪽은 사람들이 늦은 시간에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안쪽은 여유로웠다. 덕분에 요렇게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편하게 찍었고. 기다리면서 매장을 둘러봤는데, 벽 곳곳엔 터키스타일의 그릇들이 장식되어 있었다. 잠시 그릇들을 보다가, 메뉴를 다시 보다가 시간을 때우니 케밥이 포장되어 나왔다. 직원들이 외국인이었는데, 한국말도 잘하고, 친절했다.

 

 

집에 와서 포장된 케밥을 뜯어보니, 한국어로 '소고기'라고 적혀 있었다. 직원분이 썼을 텐데 또박또박 적은 한국어가 귀여웠다. :) 표시도 귀여웠고. 먹기도 전에 이미 마음으로 케밥인에 빠졌다.

 

 

곱창전골에 이어 다시 나의 2차가 시작되었다. 믹스케밥인데, 이게 생각보다 아주 알차서 배가 엄청 불렀다. 처음부터 좀 잘라먹을 걸 얼마 안 될 거라고 생각하고 막 먹다가 정말 배터지는 줄. 케밥을 먹어본 결과, 임뚱이 말했던 것처럼 담백한(다소 밍밍한) 닭고기보다는 소고기 쪽이 더 진한 맛이 나서 좋았다. 고기 외에도 뭔가 많이 들어 있는 것 같아서 보니까 안에 감자튀김도 넣었고, 양파, 토마토까지 들어 있었다. 하지만 햄버거에서 토마토를 빼먹는 내게 그런 건강식은 맞질 않았다. 그래도 맛있으니까.

이건 다른 얘기지만, 이태원에서 양고기 케밥을 먹기도 했는데, 고기가 달라서 그런가 케밥은 이태원이 더 나았다. 하지만 이태원에 갈 일이 별로 없고, 케밥인도 나쁘지 않아서 종종 애용할 것 같다. 부디 건대 상권에서 오래 버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