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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 카트린 지타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 카트린 지타



나는 겁이 많다. 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그것도 혼자서 하는 일에 대해 굉장히 어려워한다. 그런 이유로 오히려 '혼자'라는 키워드를 담은 책을 보면 관심이 간다. 그래서 혼자 놀고, 혼자 공부하고, 혼자 생활하는 책을 여러 권 읽었다(자신이 못해내는 걸 타인을 통해 대리만족하는 유형인가보다). 그러니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나온 이 책을 내가 지나치기란 어려웠다. 7년 동안 50개국을 홀로 여행하면서 깨달은 것들이라니, 부제부터 호기심이 마구 생긴다. 혼자서 그렇게 많은 나라를 어떻게, 왜 돌았을까, 하고. 



이 책은 독일 아마존 심리, 여행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책이다. 

저자는 현재 셀프심리코칭 전문가인 동시에 여행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력도 화려한 그녀는 건축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건축을 10년 동안 공부하다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걸 느끼고, 진로를 바꾸어 언론학 석사를 딴다. 이후 매체에서 건축, 라이프스타일, 문화 등의 기사를 쓰면서 기자로 커리어를 쌓는다. 이때 유력인사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일을 하면서 뭐든지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그런 생활 속에 남편과 관계는 틀어지고, 결국 남은 건 이혼뿐이었다. 그러면서도 심각함을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날 자신이 몇 개월간 진심으로 웃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닫고,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 뒤로 안정을 찾은 그녀는 셀프코칭이라는 새로운 길을 걷기로 하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인생 최대의 슬럼프를 겪던 저자가 혼자 여행을 떠났다'라는 내용만으로도 호기심이 솟는 책이었다. 거기에 적재적소의 명언이나 저자 자신의 느낀 점들이 가슴을 흔들어놓기도 한다. 나도 한번 떠나볼까, 하는 의욕도 생기고,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더라도 그 일이 나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임을 받아들이게도 되었다. 

하지만 초반에 내가 이 책에 대해 가졌던 의심(자기계발 요소가 강할지도 몰라!)을 완전히 씻겨주진 못했다. 7년 동안 50개국을 홀로 돌아다닌 것은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그때의 생생한 경험담과 여행지마다 다른 이야깃거리를 듣고 싶었는데 그런 면에선 좀 부족했다. 예를 들면, 언젠가 한 번 뉴욕에 갔었고, 아프리카에도 갔었고~ 하는 두루뭉술한 여행담이 전부였다. 굳이 그 많은 나라를 돌지 않았더라도 몇 번 혼자 여행했다면 느낄 만한 내용이라 아쉬웠다(그치만 제목이나 목차 구성은 상당히 좋았다). 읽은 지 일주일 이상이 지났는데,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 탓인가, 어딘가 빤한 내용 때문인가. 그나저나 나 혼자 여행은 할 수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