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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식당, 카페

한강, 푸드트럭

한강, 푸드트럭



부천에서 결혼식을 보고, 아버님이 부탁하신 일을 밤에 하기까지 시간이 붕 떠버렸다. 임뚱하고 둘이서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다가 친구 커플에게 연락했고, 한강에 있다고 해서 그길로 한강에. 주차장에 내려가기 전에 위에서 바라보니, 사람들도 엄청 많고, 차도 많았다. 천막하고, 텐트는 기본이고, 기간제 풀장(?)도 생겼는지 아이들은 물놀이까지 한창. 한강이 이런 곳이었나 싶었다. 차에서 내려 뜨거운 해를 피해 편의점에서 스프라이트랑 맥주 한잔씩을 마시고, 수다. 



그렇게 앉아서 쉬다가, 푸드트럭이 잔뜩 생겼길래 한번 맛보기로 하고 이동했다. 제주에선가 이동식 푸드트럭이 유행한단 잡지 기사를 봤던 것 같은데, 한강까지 다양한 푸드트럭이 들어섰다. 푸드트럭뿐 아니라 액세서리, 가방 같은 자잘한 물건들도 한쪽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한곳에 이렇게 볼거리가 몰려 있으니, 사람들도 엄청 몰리고, 여유로웠던 다른 공간과는 달리 걷기 바빴다. 



한강 푸드트럭에선 불초밥, 스테이크, 태국음식, 피자, 쉬림프 등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었다. 언제 이런 게 다 생겼지. 그래도 절대적으로 사람이 많은 편이어서 뭘 먹으려면 조금 기다려야 했는데, 그때 우리 눈길을 끈 게 별담은달그릇의 스테이크.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비추 후기. 우리는 별밤스테이크(8,000원)를 골랐는데, 실물이 사진과 같았다. 메뉴 옆에 사진이 있어서 그런 비주얼이 아닐까 싶었는데, 웬걸 너무나도 다른 비주얼이지 않나. 처음 받아들고서 경악하게 만들었던 게 스테이크 위에 뿌린 너무 많은 소스랑 감자튀김 위에 뿌린 색깔 요란한 저것. 이게 8천원이라는 사실에 망연자실. 먹어봤는데, 소스가 마트에서 파는 스테이크용 소스. 넘나 싼티나는 맛인 것. 기대했던 푸드트럭에 대한 로망이 와르르르.  



먹을 걸 손에 들었으니 멀리는 못 가겠고, 근처에 앉아서 또 쉬었다. 옆에선 눕콘이라고 해서 누워서 콘서트를 볼 수 있는 것도 만들었는데, 시민들을 위한 행사가 많아지는 것 같아서 좋았지만 노관심. 참,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매실이나 식혜를 서비스로 종이컵 한 컵을 셀프로 먹을 수 있는데, 스테이크랑 너무 안 어울렸다. 어떻게 이런 음료를 줄 생각을 했을까. 



스테이크를 받아들고 자리에 앉아 있는 동안, 임뚱이 칵테일을 사왔다. 피치랑 포도였나? 그렇게 시켰다는 것 같았는데 달달. 쓴 거 싫어하고 단 거 좋아하는 내 입맛에도 피치는 너무 달아서, 임뚱의 포도맛을 뺏어먹었다. 임뚱 말론 좀 세게 타달라고 했다는데, 음료 수준이었고요. 그나마 이건 예쁘기라도 해서 괜찮았음. 요렇게 앉아서 먹고, 쉬고 있으니 정말 한순간에 날이 저물기 시작했고, 노을이 옆에 뙇. 하늘이랑 강이랑 주변의 사람들의 모습이 어우러지는 게 너무 예뻤던 한강. 어쨌거나 임뚱하고 간만에 데이트다운 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