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2017, 7월 첫째 주 일상

2017, 7월 첫째 주 일상



집구석에서 더 이상 뭐하고 지내야 하나, 싶을 때 7월은 찾아왔다. 

다시 일하게 된 지금은 조금 즐겁다. 이직과 퇴사는 인생의 목표였는데, 지금은 그냥 뭐랄까, 아침마다 정기적으로 출근할 곳이 있고, 그곳에 할 일이 있고, 그 자체로 마음이 가볍다. 이 기특한 기간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지금은 그렇다. 어딘가 갈 곳을 잃어버린 붕 뜬 기분도 여전하지만, 일단은 에이전시 미팅으로 업계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았고, 당장 급한 일 없어 팀장님 따라 갔던 서점나들이도 좋았다. 서점엔 여전히 눈에 띄는 책들이 많았다.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 <남편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라는 책의 제목이나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 하지만 사지 않았다. 앞으로 읽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렇게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람들이 어딘가게 있구나 하고 느꼈다. 



책 권태기를 벗어나서 밤마다 읽는 책이 <드래곤플라이>다. 가와이 간지의 <데드맨>의 후속작인데, 내용과 별개로 읽으면 읽을수록 열이 뻗친다. 책을 펼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즈음 발견한 오타는 '그럴 수도 있지'하고 넘겼고, 인물관계도가 틀려도 '이것도 틀리나'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계속 해서 이어지는 오타의 대행진. 어느 페이지에선 2페이지 안에서만 오타가 3개. 읽다 읽다 발견한 것만 10개가 넘어가는 것 같다. 이쯤되면 '교정 본 거 맞아?' 정도의 지경이다. 괜찮은 책을 들여왔으면 요 정도는 좀 꼼꼼히 해주지. 원작에 폐가 되는 것 같다. '있을 리 있잖아!'라는 말도 안 되는 오타나 '가슴이 설  던 거예요'하고 '렜'이라는 글자가 사라진 거나 너무 하다. 이건 명백히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성의의 문제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월요일, 그러니까 어제. 집으로 곧바로 돌아가도 모자랄 판에 퇴근하고 임뚱하고 또 맘이 맞아서 곱창집으로 향했다. 열정곱창이었던가. 처음 가본 곳인데, 가격도 괜찮고, 가게도 깔끔하고, 맛도 괜찮았다. 둘이 와서 네 명이서 온 것만큼 먹은 것 같다. 집에서 뒹굴거리다 출근하면 살이 빠질 줄 알았는데,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익숙하지 않은 아이폰을 붙들고, 괜히 바꿨나 싶을 때 한 줄기 빛이 된 <김생민의 영수증>. 우연히 한번 들었다가 오랜만에 업데이트된 걸 출퇴근길에 들었는데, 대~~~박이잖아요? 어느새 차트 1위 찍고, 반응 넘나 뜨거운 것. 웬만한 개그 프로그램을 봐도, 웃긴 영상을 봐도 웃음이 없는 편인데, 이건 정말 인생코너인 듯. 스뜌삣! 양싸대기 쓰뜌삣! 17만원어치 감자칩 스튜삣! 김생민이 이렇게 웃겼나 싶고,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불모지를 개척했다는 김숙과 송은이의 센스도 놀랍다. 억지로 웃기려고 과한 멘트 날리지 않고, 선을 지키면서 때로는 감동까지. 언제 또 업데이트 되려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탐정 코난 테마전 -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0) 2017.07.30
2017, 7월 둘째, 셋째 주 일상  (0) 2017.07.24
2017, 6월 다섯째 주 일상  (0) 2017.07.03
2017, 6월 넷째 주 일상  (0) 2017.06.27
2017, 6월 셋째 주 일상  (0) 2017.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