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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명탐정 코난 테마전 -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명탐정 코난 테마전 -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어느 날 네이버 기사들을 훑다가 명탐정 코난 테마전이 열린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픈 기간이 9월까지라 나중에 가야지, 하고 잊고 있었는데, 어쩌다 회식 자리에서 전시 얘기가 도마에 오르게 되었다. 혼자 가긴 뭔가 쑥쓰러워, 코난에 별 관심도 없는 임뚱하고 가려고 한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마침 나보다 더한 코난덕후 H씨도 가보고 싶다고 했다. 이왕이면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같이 전시를 보는 게 더 재밌겠지 싶어서, 순식간에 보러 갈 날짜까지 잡고 다녀왔다. 



테마전은 인사동 아라아트센터라는 곳에서 열렸다. 우리는 종각역에서 만났고, 3-1번 출구에서 직진해 10분 안 되어 도착했다. 초행길은 항상 헷갈려서 지도를 보면서 가고 있는데, 역에서부터 같은 방향으로 사람들이 걸어가길래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모두 코난 전시회를 보러 가는 길이었다. 주말이라 붐빌까 싶어서 좀 이르게(10시반) 만났는데, 은근히 사람들이 많아서 세상에 코난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구나, 하고 뜻하지 않게 뿌듯했다. 



테마전을 보러 가기 전에 나름 몇몇 후기를 읽고 갔는데,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었다. 너무 큰 기대는 말아야지 하고 가서 그런가 개인적으론 입구에 놓인 입간판만 봐도 '꺄악'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바로 입장료를 지불하고, 부채랑 추리퀴즈가 담긴 책자, 입장권을 받았다. 참고로 책자엔 각기 다른 캐릭터가 있어서 원하는 걸로 고를 수 있고 문제도 다르다. H씨가 코난을 골라서, 나는 신이치로 골랐다. 이런 작은 굿즈도 너무 좋아서 H씨랑 인증샷도 찍고, 굉장히 들떴더랬다.  



매표소 바로 앞에는 8월에 개봉하는 코난 극장판 <진홍의 연가>가 펼쳐져 있었다. 영화 예고편을 보여주고, 포토존도 설치되어 있었지만 뭔가 여기서 찍기는 쑥쓰러워서 담기만 했다. 이곳에 와서 코난에 대한 애정이 더 높아져서 이번 극장판도 꼭 보러 가기로 나와 약속하고. 



코난 전시장은 세 개의 층을 둘러볼 수 있었다. 메인 전시는 대부분 사진촬영이 불가했고, 마음으로만 열심히 담았다. 앞서 말했지만 허접하다는 평가가 많아서 기대치가 낮았는데, 개인적으론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확실히 돗토리현에 있다는 코난전시회라든가 수준 높은 전시에 비하면 손이 덜 갔겠다 하는 느낌은 있었지만, 요렇게 코난 컬렉션을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았던지.


 

전시회에는 작가의 메시지, 만화책, 주요 캐릭터 소개와 명장면을 꾸며놓은 패널, 트릭 체험공간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것들도 마음에 들었지만 제일 좋았던 건 아무래도 추리퀴즈. 책자에 적혀 있는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것인데, 총 5문제를 풀어, 윤곽이 드러난 범인의 이름을 스태프에게 말하면 수료증을 준다. 문제의 힌트는 전시회장 곳곳에 있어서, 펜을 들고 다니면서 직접 풀었는데, 직접 체험해서 해결해나가는 기쁨이 있어서 재밌었다! H씨랑 수료증을 못 받을까봐 조마조마했었는데, 감 1도 없는 나도 대부분 쉽게 푼 걸 보면 난이도는 신경쓰지 않아도 될 듯하다.  



다른 층의 전시장을 다 돌고, 1층에 있는 포토존을 구경했다. 별 거 아니었는데도, 실물크기로 요렇게 보는 건 또 다른 느낌이라서 행복했다. 그래서 캐릭터랑 같이 찍어봤으나 어색해서 대실패. 기념으로 가지고 있을까, 싶다가도 너무 아니라서 삭제버튼 꾹. 남은 건 이들의 사진뿐. 생각해보니, 전시는 1시간 정도에 다 둘러봤는데, 그 짧은 시간이 지금까지도 계속 아른아른할 정도로 너무 좋았다. 돗토리에는 꼭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전시회를 다 돌고, 굿즈숍으로. 규모는 별로 크지 않았고, 대표적인 굿즈는 에코백, 머그컵, 퍼즐, 우산, 만화책, 엽서, 메달, 기타 한정판세트 등이 있었다. 덕후는 뭐 하나라도 사가야 맘이 편한 법이라, 맘이 확 열려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조잡한 디자인에, 창렬한 가격이 눈에 띄었다. 이왕 만들 거 좀 예쁘게 좀 만들어주지, 하는 불만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퀄리티 때문에 이걸 사야 하나 싶었으나 결국 그나마 가성비 좋은 엽서, 펜, 스티커를 집었다. 당장 좋아도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은 처박아 두기 일쑤라(그런데 한참 어린 친구들이 한정판을 지르는 걸 보고 그 배포에 더 놀랐다).  



테마전의 평이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데, 나는 정말 너무 좋았다. 아마 근래에 이렇게 많이 웃었고, 행복했던 적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입장하자마자 울려퍼지는 코난 OST에도 입꼬리가 실실 올라갔고, 아이랑 함께온 부모를 보면서 나도 꼭 나중에 애랑 같이 와야지, 하는 꿈도 품어보고, 연재 20년의 명장면을 둘러보면서 추억에도 잠기고. 팬이라면 한 번쯤 가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나랑 H씨는 대만족이었으니까. 



명탐정 코난 테마전

주소 : 아라아트센터(종각역 3-1) 

운영시간 : 7/1~9/3, 10:00~19:00(입장마감 18:00), 월요일 휴관  

가격 :  (평일) 성인 12,000, 대학생 11,000, 청소년 9,000, 어린이 7,000 *주말 각 2천원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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