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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최고의 기획자는 세 번 계략을 짠다》 : 우메다 사토시

《최고의 기획자는 세 번 계략을 짠다》 : 우메다 사토시



어쩌다 흘러들어가게 됐던 어느 블로그. 그곳의 블로거는 책을 기획하고, 쓰는 일을 하고 있었다. 생각지 못한 일을 진행하면서 겪은 과정, 그때의 생각들이 고스란히 드러난 글이 좋아서 계속해서 읽었다. 그러다 어느 한 포스팅에서 이 책 <최고의 기획자는 세 번 계략을 짠다>를 소개받게 되었다.

요즘엔 보고서의 형태든, 광고든, 반짝이는 아이디어제시든 누구나 '기획'과 연결된 일을 한다. 나도 업무의 특성상 기획을 한다. 예전에는 겁이 없었는데, 점점 경험과 정보가 쌓이면서 '이건 이래서 안 돼, 저건 저래서 안 돼'하고 내 안에서 눌러버리는 일이 많아졌다. 더 나은 결과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가장 안전한 방향을 택하게 되고, 그저 기획회의라는 시간을 벗어나기 위한 의무적인 기획안을 제시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면 스스로가 자신이 없어서 중언부언 말을 덧붙이게 되고, 기획의 특색은커녕 대체 이 기획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헷갈리는 일도 많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엔 기획이라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이 많아졌다. 책을 읽는다고 큰 변화는 없으리란 걸 알면서도 나는 그날 바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이 책 <최고의 기획자는 세 번 계략을 짠다>의 저자는 글로벌 광고제와 공모전을 휩쓴 일본의 광고기획자 우메다 사토시가 썼다. 뛰어난 기획자이기에 본인만 할 수 있을 듯한 이야기만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구체적인 예시들이 많아서 이해하기 쉬웠다.

'100년 전통의 제과점의 상품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팔 것인가'라는 문제에서 보통의 기획자들은 1인분의 소량 제품을 만들어서 팔라고 하지만, 과자=즐거움 이라는 부분에 착목해서 그는 반대로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용량 과자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거기에 알맞는 이벤트도 함께 제시해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낸다. 기저귀를 만들어 내는 광고를 제작할 때는 제품의 우수함과 남다름이라는 콘셉트 외에 엄마의 고됨을 위로하는 콘셉트로 공감대를 파고든다. 동일본대지진이라는 국가적인 재난을 입었을 때에는 전국의 축제를 도호쿠 지방민을 위로하는 축제라는 콘셉트로 연결한다. 이 시점에 축제를 여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를 생각할 때에 그는 '위로와 추모'라는 콘셉트로, 축제가 무사히 열리게 만들어 위기를 넘기고, 도호쿠 지방민들에겐 그래도 살아 갈 수 있다는 희망과 자부심을 전달한다.  

책을 읽어도 과연 책의 모토처럼 '상식을 파괴하고, 예상을 뛰어넘고, 허를 찌르는' 기획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기획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은 조금은 사라진 것 같다. 세상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한 것. 단지 판매를 위한 것은 아닌 것. 내 기획은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봐야겠다. 당장은 어려울지라도.


 

 

"가설을 세울 때 가장 효과적인 질문은 '그 다음은?'이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트렌드나 심리가 어디로 이동할지를 생각해 보는 것, 그것이 좋은 기획을 이끌어간다." 


"나는 기획서를 심플하게 정의한다. 즉 기획서란 '이 기획이 베스트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공유하기 위한 도구'다. 비전과 과제의 설정, 그리고 여기서 출발해 어떻게 구체적인 기획에 도달하게 되었는지의 경위를 공유하고 그 과정에 공감할 수 있는지, 찬성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기획서의 핵심 목적이다. 

따라서 기획서를 작성할 때는 상대의 관점에서 그가 명확하게 이해를 할 수 있는지를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 다시 말해 '상대의 언어'로 작성해야 한다." 

 

"기획자는 단지 개인적 취향에 끌려 내 기획 아이템을 평가하는 사람들을 경계해야 한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평가가 많이 나오는 아이템일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획자는 기획을 크게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기획을 크게 만들지 않으면 몇몇 개인의 트렌드에 매달리는 실수를 범하고 만다. '정녕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