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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신경 끄기의 기술》 :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 : 마크 맨슨



요즘 대세 책 <신경 끄기의 기술>을 읽었다. 어딘가에선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꽤 오래 지켜온 <언어의 온도>를 밀어내고 새롭게 왕좌를 차지했다는 그런 이야기도 들리는 책이다. 출간과 동시에 빠르게 치고 올라온 책이라 대체 이 책이 뭐길래, 라는 마음으로 들여다봤다. '남에게 신경 쓰지 않고 나는 내 갈 길 가련다'와 같은 최근의 트렌드와 궤를 같이 하는 '신경 끄기'라는 흥미로운 제목도 그렇고, 단순하면서 명쾌한 제목과 표지, 거기에 이끌려 읽은 미리보기 앞 페이지의 문체와 이야기도 꽤 좋았다.


개인적인 문제라면, 자기계발서에 분류되는 이 책을 내가 굳이 또 읽을 필요가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기존 자기계발서를 뒤엎는 반전 있는 책이라고 어필하지만, 그래봤자 자기계발서일 테고, 며칠은 반짝 하고 정신을 차려도 조만간 또 같은 문제를 두고 쓸데없이 고민하고 있을 게 뻔히 보였다. 대충 좋은 얘기를 하겠구나, 하고 넘겨버리려 했는데, 마침 이 책을 읽어야 할 새로운 이유가 생겼고, 출퇴근길을 함께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읽었던 수많은 자기계발서 중에서 상위권에 꼽을 만한 것이었다. 처음에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미리보기로 읽을 때만큼의 신박한 느낌은 후반부로 갈수록 살짝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짜임새는 훌륭했다. 저자가 말하려는 메시지와 그러한 지혜(논리)를 갖게 된 과정이 꽤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어 믿음도 갔다. 


잘못된 자기계발서의 경우, 근거는 없으면서 무작정 '긍정적으로' '가슴이 시키는 대로' '불안해하지 말고' 살라는 메시지들이 많다. 근거라면 나도 그렇게 살았으니, 너도 그렇게 살아라 정도? 하지만 사람마다 처지가 달라 지속적으로 그걸 따르기란 쉽지 않다. 결국 근거 없는 듣기 좋은 소리는 힘을 잃고, 독자는 또 다른 자기계발서를 읽게 되는 무한반복을 하게 될 뿐이다그런 면에서 이 책도 어느 정도는 비슷할지 모르지만, '인생의 밑바닥=실존적 똥덩어리' 정도로 표현하는 유쾌함이 있다. 어깨를 짓누르는 고민이 있을 때 이 책을 읽고 나면 '그게 뭐라고, 꺼져'라고 외칠 수 있을 것 같다. 재밌는 책이다.  



"당신 기분이 더럽다면 그건 당신이 어떤 문제를 내버려두거나 해결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당신 두뇌가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정적 감정은 행동하라는 요구다. 그걸 느끼면 당신은 뭔가를 해야 한다. 반면에 긍정적 감정은 적절한 행동을 했을 때 주어지는 보상이다." 


"사실 문제는 단순하다. 일이 꼬이고, 사람들이 내 속을 뒤집어놓으며 사고가 터진다. 이런 일들이 생기면, 우리는 엿 같은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괜찮다.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 정신 건강의 필수 요소다.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건 문제를 풀지 않고 영원히 남겨 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