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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Day 1. 후쿠오카 - 캐널시티 무인양품(무지북스)

Day 1. 후쿠오카 - 캐널시티 무인양품(무지북스)



타카오에서 튀김 정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향한 곳은 무인양품이었다. 사실 캐널시티를 제일 먼저 올 생각은 없었는데 식당 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그래도 무인양품은 뭔갈 사지 않고 바라보기만 해도 원래 좋은 곳이고, 거기다 캐널시티에는 무지북스까지 겸해서 있다니 꼭 가고 싶었다. 재작년에도 캐널시티를 왔지만, 워낙 늦은 시간대에 와서 둘러볼 시간도 없었으니까. 



사람이 없는 틈을 골라 사진을 찍어서 조용해 보이지만 은근 돌아다니는 동안 사람들을 많이 마주쳤다. 데이트 코스로, 가족 나들이로, 나처럼 여행 겸 해서 둘러보는 듯했다. 매장이 다 고만고만하겠지 하고 돌기 시작했는데, 복층 구조라 보는 것만 해도 두 시간쯤은 거뜬히 넘겼던 것 같다. 특히 액자랑 에코백에서 마음이 흔들했다.  



우리집에 통째로 가져오고 싶은 인테리어도 발견. 이렇게 꾸미는 건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고, 아이템 몇 개를 데려온다고 집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 않으리란 것도 잘 알고 있으니 눈으로만 만족해야지. 디자인은 너무 예쁘지만 가격은 정말 부들부들..  



그다음은 한 층 내려와서 무인양품보다 어쩌면 더 기대했던 공간인 무지북스(MUJI BOOKS)로 왔다. 일반 서점이랑은 좀 다른 진열이 눈에 띄었다. 사카이 준코를 비롯한 몇몇 작가의 책은 표지가 무지 노트 스타일로, 단색에 텍스트만 심플하게 놓아서 이렇게도 허전한 표지라니 하면서 본 기억이 난다(우리나라에선 절대 못 나올 것 같은데).  



계단을 따라 층을 내려오면 가운데에 큰 매대가 있고, 주변 서가가 또 다르게 세워져 있다. 혼자 여행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많은 책 사이에서 만족할 만큼 시간을 보내진 못했겠지, 하면서 너무 행복했었다. 사실 이번 여행의 버킷리스트 같은 걸로 원서 그림책 한 권 정도를 사서 여행의 기억을 오래오래 기억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기서는 마땅한 걸 고르지 못했다. 그림만 너무 많거나 그림체가 내가 좋아하는 게 아니어서(대신 다음 날 마루젠에서 원하는 걸 얻었지)



그래도 평소 보지 못했던 다양한 느낌의 책들도 만났고, 책이 좀 지루해지면 다른 아이템을 구경할 수 있어서 내내 좋았다. 쇼핑리스트 중 하나였던 무지백팩은 할인까지 했는데, 막상 내가 메기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주저없이 포기하는 걸로. 결국 아무것도 사지 못한 채로 나와버렸지만,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았으니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