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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태원에서 본의 아니게 4차한 썰

이태원에서 본의 아니게 4차한 썰


오랜만에 애들하고 보기로 했던 토요일. 원래는 봄도 되었으니, 꽃구경이라도 하자고 했었는데 올해는 날씨가 이상해서 벚꽃은 그대로 날려먹었고, 게다가 오전엔 비까지 와서 약속에 대한 기대감은 0에 가까웠다. 약속 장소도 괜히 여기, 저기 바꾸다가 오후에는 그친다는 말을 듣고, 원래대로 그대로 밀고 나가자 해서 이태원으로. 다행히도 4시 반이라는 애매한 시간대에 만나서 그런지 비는 그쳤고, 미세먼지 없이 공기가 아주 깨끗했다. 꽃은 없지만 역시 밖으로 나오길 잘했다는 마음이 들 만큼. 거기다 사람들이 붐빌 만한 시간대의 코스는 빼고 옮겨다니는 바람에 아주 여유롭게 맛있는 저녁도 했고 :) 


Course :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 → 맥줏집 → 더 방갈로 바→ 커피스미스



1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 

다들 늦은 점심을 먹어서 제대로 식사를 하기보단 비교적 가벼운 음식을 먹길 바랐다. 그래서 찾은 곳이 L이 어린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됐다는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 외관이 작아서 그리 크지 않은 곳인가 보다 했는데 철제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생각보다 규모가 훨씬 컸다. 시간대가 애매해서 그런지 손님들도 별로 없어서 4인석 테이블에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고, 음식도 괜찮았다. 다음에도 또 오고 싶을 만큼 괜찮은 디저트집. 



2 이름 모를 맥줏집(프로스트 맞은편)

1차는 나와 L, J가 가볍게 식사를 했고, H는 끝물에 도착했다. 뒤늦게 H가 왔으니 이번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조건이 있다면, 첫째 조용할 것, 둘째 피자와 같은 안주를 먹을 수 있을 것이었다. 이태원에 내가 오자고 했지만 나도 아는 게 없던 터라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고, 그러다 들른 곳이 프로스트 맞은편 맥줏집. 2015년 구글뷰를 통해 보면 '치맥'이라는 곳으로 나오는 것 같은데, 묘하게 인테리어가 달라서.. 암튼 그곳에서 맥주와 피자, 감튀를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3 더 방갈로 바 

이태원까지 나왔으니 술은 마시고 싶은데, 또 많이 마시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칵테일을 마시기로 했다. 인스타와 블로그를 뒤지고 찾은 곳이 '더 방갈로 바'. 루프탑 바도 많이 나왔는데, 날이 추워서 요기로 정했다(보니까 예쁜 루트톱 바도 많아서 여름엔 꼭 오고 싶더라는). 여기는 이름에 맞게 내부가 독특하게 꾸며져 있었다. 완전 비치 느낌. 여자끼리라서 더 즐겁게 놀 만한 곳 같았다. 칵테일은 하와이안 어쩌고를 먹었는데 달달한 거 좋아하는 나에겐 좀 안 맞는 맛이었다. H가 고른 자몽 어쩌고가 맛있더라. 



4 커피스미스

꽤 숨가쁘게 3차까지 돌아다녔는데, 시간이 10시도 채 되지 않았다. 바에서 그냥 헤어지기엔 아쉬워서 마무리로 카페에 들르기로. 카페는 1차에서 먹었던 '오리지널 팬케이크 하우스' 위에 있었다. 카페가 일단 넓어서 시원하니 좋았고,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맛도 괜찮았다. 나름 하루 동안 4차를 했는데, 우리가 헤어진 시간은 10시쯤. 30대 여자 넷이서 이태원에 와서 아주 건전하게 5시간 대화만 하다가 돌아갔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