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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편집후기

[편집후기]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

[편집후기] 

사람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말 잘하는 법

 발표 때문에 괴로운 보통 사람들을 위하여 




#첫 외서, 첫 자기계발서

회사에서 5월 신간으로 새 책이 나왔다. 외서보단 국내서를 주로 출간했던 회사에서 작정하고 준비한 첫 외서이자, 내가 편집한 첫 자기계발서다. 늘 하고 싶었던 작업이었던 만큼 이번엔 제법 신경을 많이 썼다. 판형, 메인 컬러, 구성, 제목, 띠지 여부, 카피 등 작업마다 고민이 많아 집에 돌아와서도 '이게 맞을까?' 하고 자주 자문했다. 국내서라면 저자와 함께 방향에 대해 논하기도 하는데, 외서다 보니 아무래도 편집자의 몫이 더 크게 느껴졌다(디자이너가 같이 고생해주었지만). 다행히 헛된 고민은 아니었는지, 실물로 보게 된 책이 아주 예쁘게 나왔다(마스다 미리를 좋아하는데 그 느낌도 나서 좋다). 의도했던 대로 분량이 적당해 손에 들었을 때 부담도 없어 느낌이 좋다. 초반 반응도 괜찮은 편이라 더욱 기대중. 이게 잘 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시도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공감의 힘

대학교 때 시간표를 짜면서 내가 가장 우선했던 건 강의시간, 학점 잘 주는 교수, 과도한 과제도 아닌 '발표'였다. 강의에 발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바로 그 강의를 미련없이 제꼈다. '발표'를 피하기 위해 PPT를 만들거나 자료조사를 떠맡곤 했다. 도무지 피할 수 없는 전공과목일 땐 적어간 원고를 쳐다보면서 읽어내려가거나 얼른 마무리를 하곤 했다. 그러니 발표는 내게 공포의 대상이나 다름없었다. 발표 생각만 해도 심장이 쿵쾅거리고, 발표 당일이 되기 전까지 몇날 며칠을 계속해서 스트레스받았다. 스트레스의 근원은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하면 어쩌지?' '아무도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지?' 같은 실전이 아니고서야 의미가 없는 생각들이었다. 

그런 내가 아무도 긴장한 줄 모르게 발표를 잘 마친 적이 있다. 무려 한 달 동안을 준비한 발표였다.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원고에 차례로 적었고, 시간을 쟀다. 혹시나 싶어 머릿속으로 동선을 그리고, 직접 발표 때와 똑같이 동작도 했다. 수차례. 준비한 만큼 티가 났다. 이 책을 작업하면서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왜 발표를 어려워했는지 알 수 있었고,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되는지도 여러 사례와 함께 손쉽게 알려준다이런 책을 진작 만났더라면, 혼자서 벌벌 떠는 일은 없었을 텐데 싶었다. 책을 만드는 동안 '발표'에 관한 자료를 종종 찾아 읽었다. 그러면서 '발표할 때 긴장을 많이 해요.'라고 고민을 적은 글들도 많이 만났다. 이 책이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