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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Day 2. 후쿠오카 - 다자이후 규슈국립박물관

Day 2. 후쿠오카 - 다자이후 규슈국립박물관



다자이후 텐만구를 돌아다니면서 스탬프 찍기에 열을 올리던 중, 규슈국립박물관에도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의 스탬프는 명소의 바로 앞에 있어서 눈치 보지 않고 찍기 좋았는데, 여기는 아무래도 그냥 들어갈 수가 없어서 직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목적은 '스탬프'지만, 처음부터 물어볼 수 없어서 괜히 박물관 이야기를 꺼냈는데, 너무 친절해서 유료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온 김에 박물관도 둘러볼 결심을 했다(스탬프는 무료로 찍을 수 있었음).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를 지나면 깨끗한 유리창 건물을 한 커다란 박물관이 나타난다. 워낙 계획에 없던 관광이기도 했고, 밑에서 봤을 땐 이렇게 큰 건물이라곤 생각을 못해서 놀랐다. 여기서부터 내부까진 무료로 편하게 둘러볼 수 있고, 전시 관람을 원하면 매표소에서 티켓을 사면 된다. 이날의 전시 주제는 '왕희지와 일본의 서(書)'였고, 표는 1,600엔. 평소 관심 있는 분야도 아닌 데다, 일본어로 써 있을 테니 걱정은 했지만 재미 삼아 둘러보기로 했다



내부 관람은 사진 촬영이 불가라 전시를 다 둘러보고 난 다음 촬영했다. 일본의 문자인 히라가나와 카타카나가 어디서 기원했는지, 글자는 어떻게 지금의 형태를 띠게 되었는지, 또 다양한 글씨체를 만나볼 수 있었다. 설명만 있지 않고, 각종 자료나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것도 있어서 의외로 흥미롭게,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한국어 설명도 간혹 있어서 이해를 하는 데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1시간 정도를 둘러보고, 원하면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테마전을 보고 난 다음, 그 위층으로 올라갔다. 여기의 주제는 '바다의 길, 아시아의 길'. 수로를 통해 교역을 했던 각 나라들의 역사와 전통도구, 예술품 등을 만날 수 있다. 5개로 크게 나뉘었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여기서부턴 다 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눈길을 끄는 것 위주로 관람했다. 여기서도 1시간 정도 있었으니 전체 관람은 2시간을 잡으면 될 듯. 보는 내내 고퀄리티의 전시라 언제 또 보겠나 싶어서 만족했는데, 마음에 걸렸던 건 내부 지도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적혀 있던 것. 일본여행을 오는 것을 좋아해도 이런 것들을 마주칠 때면 마음이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 



후쿠오카 여행을 계획할 때만 해도, 다자이후에 와서 박물관을 둘러보리라곤 전혀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원래 박물관, 미술관 같은 곳에 큰 관심이 없기도 해서. 그런데 여행이니까, 혼자 왔으니까 라는 이유로 들렀던 예상치 못했던 이 일정이 개인적으로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만약 누군가와 같이 왔더라면 이런 전시를 가볍게 볼 생각은 못했을 테니까. 혼자 생각할 거리도 많아지고, 명소지만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색다른 느낌이었다. 



왔던 대로 무빙워크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되돌아가는 길. 에스컬레이터가 높아서 무척 무서웠던 기억이.. 참고로 이곳 규슈국립박물관은 일본에서 4번째로 설립된 국립박물관으로 이전에 지었던 도쿄, 교토, 나라의 박물관과 달리 '역사'를 주제로 한 곳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