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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Day 2. 후쿠오카 - 다자이후 텐만구 (2)

Day 2. 후쿠오카 - 다자이후 텐만구 (2)



다자이후 타이코교를 지나 다자이후 텐만구를 본격적으로 구경하기 시작했다. 안에는 볼 것도 많고, 규모도 커서 자칫 하면 '내가 지금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한데, 스탬프 찍는 임무(?)가 있었기 때문인지 즐기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구경할 수 있었다. 그 스폿 중 하나로 다자이후 유원지가 있었고,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줄을 서 있는 이곳에서 나는 스탬프에 혈안이 되어 얼른 찍고, 인증샷만 남기고서 여길 떴다. 신사 안에 이런 아기자기한 유원지라니. 


다자이후 텐만구는 무조건 올 생각이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다가 마침, 내가 가는 날에 '곡수의 연회'라는 행사가 열린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매일 열리는 행사도 아니어서 시간이 맞으면 보려고 했는데, 당일에 보니까 대기줄이 어마어마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행사를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서 깔끔히 포기하고, 멀리서 의상을 차려 입은 배우들의(?) 모습을 살짝 엿보기도. 




곡수의 연회 행사 준비 모습을 살짝 보고, 다자이후 유원지에서 스탬프를 찍고서 향했던 곳은 '규슈 국립 박물관'이었다. 거기에도 스탬프가 있었기 때문인데, 스탬프를 찾으러 갔다가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를 넘나 친절하게, 열심히 해주시는 분을 만났다. 미안해서 그냥 돌아갈 수 없었고, 결국 규슈 국립 박물관을 갔다왔다. 이 사진들은 거길 갔다온 이후에 찍은 사진들. 한참을 박물관을 구경하고 났더니 기온은 더 오르고, 관광객은 더 많아져서 제대로 관광지 느낌이! 손을 씻는 곳과 오미쿠지 등도 보고 정말 틀에 박힌 말이지만, 여유로운 한때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참배를 하는 곳을 벗어나 좀 더 넓은 공터 쪽으로 이동을 하니까 전체의 윤곽이 더 드러났다. 나무에 흰색, 분홍색 꽃도 슬슬 피기 시작하고(지금은 활짝 피었겠지), 여름처럼 초록잎 무성한 나무들도 많고, 하늘까지 완전 맑아서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아졌다. 기분이 좋아서 그런가 사람들이 나들이를 나와서 유모차를 끌거나, 같이 걷거나, 야키소바나 타코야키 같은 군것질거리를 먹거나 하는 모든 것들을 보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다들 이렇게 봄을 기다렸구나, 하는 느낌도 들고. 



도쿄의 아사쿠사를 갔을 때처럼 이런 관광지 앞에 늘상 있는 간이매점. 다들 여기서 먹거리를 하나씩 사서 주변에 둘러 앉아 있길래, 먹고 싶었지만 혼자 먹기엔 양이 많아보였다. 그리고 괜히 여기서 먹었다가 점심을 제대로 못 먹을까 봐 포기. 아직도 두고두고 못 먹은 게 아까운 다코야키. 



바쁘게 다자이후 텐만구를 돌아다니며 결국, 스탬프 찍기에 모두 성공했고, 근처 우메가에모찌를 파는 곳에서 모찌 2개를 공짜로 받았다. 바로 먹을 건지, 포장을 할 것인지 물어봤는데, 점심을 곧 먹을 예정이라서 포장으로 요청했다. 모찌를 기다리는 동안 돈을 주고 사먹는 사람들을 보게 됐는데, 괜히 마음이 뿌듯. 


그 후로 미리 찜해둔 카레집을 갔다가, 당일 분을 다 팔았다고 해서 주변을 방황했다. '뭘 먹어야 후회스럽지 않은 점심이 될까' 하고 고민하다 보니, 마치 <고독한 미식가>에 나오는 고로상이 된 듯. 온종일 카레만을 생각했던 터라 식당은 바꿨지만, 결국 메뉴는 카레로 고정했다. 그 카레집 이야기는 다음에 포스팅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