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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Day 2. 후쿠오카 - 텐진역에서 다자이후 이동하기

Day 2. 후쿠오카 - 텐진역에서 다자이후 이동하기



첫날이 지나고 둘째날 '늦잠 자면 안 돼'라는 마음이 컸는지 벌떡 잘도 일어났다. 전날 새벽녘부터 움직여서 그런가 저녁을 먹고 바로 곯아떨어져서 몸도 개운했다. 이날의 첫 일정은 엄청 고대했던 '다자이후!'. 세련된 건물보다 오래된 옛 건축물을 좋아하는 터라 후쿠오카에 오면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전에 왔을 땐 임뚱이 나랑 정반대의 취향이라서 아쉽지만 제껴야 했던 곳이기도. 일기예보에서는 한 달 내내 비가 온다고 했었는데, 거짓말처럼 맑은 하늘. 거기에 완연한 봄날씨. 



다자이후를 가기 위해선 흔히 텐진역을 가라고 한다. 숙소로 올 때 내렸던 그 텐진역을 가면 되나? 싶었는데, 텐진 버스터미널이 있는 니시테츠 후쿠오카(텐진)역을 가야 한다. 사진 속에 나와 있는 요 건물. 유후인에서 텐진으로 넘어올 때 왔던 곳이었는데 그때는 길찾기 담당이 아니어서 왔는지도 몰랐던 곳이다. 



다자이후로 가려면 2층 역으로 이동한다. 곳곳 안내문엔 한글이 같이 적혀 있어서 길알못인 나도 길찾기가 전혀 어렵지 않았다. 2층에 도착하면 티켓판매기가 있고, 유후인 방면 400엔(편도)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이미 블로그들에서 하도 정독했던 부분이라서 제대로 찾았구나 싶었다. 기쁘게 동전으로 400엔을 채워, 작은 티켓을 받아들었다. 



구입한 표를 개찰구에 밀어넣고, 열차 타는 곳으로 넘어왔다. 열차 플랫폼이 군데군데 있고, 급행, 특급 등 열차의 행선지와 시간을 전광판으로 실시간 보여준다. 원래는 일찍 차를 타려다가 조금만 기다리면 9시 46분에 출발하는 '타비토'를 탈 수 있을 것 같아 기다리기로 했다. 타비토는 다자이후행 직행 열차로, 다자이후에 시를 남긴 시인 '오토모노 타비토'에서 그 이름을 따왔으며 30분 만에 도착한단다. '굳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여기에 꽂힌 이유는 외관도 귀엽지만, 열차 내에 있다는 스탬프 때문. 



30분 정도 시간이 남아서 편의점에 들러서 마실 것을 하나 사고(잘 산 거 같다), 도착시간에 맞춰 열차를 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뭔 일이 있었던 건지 고대했던 '타비토'는 탈 수 없었다(그런데 직행은 직행). 같이 열차를 탄 일본아주머니한테 물어봤더니, 본인도 기대했지만 오늘은 안 하는 것 같다고. 잔넨데스라고 말해주었다. 거 참, 잔넨데스네ㅠㅠ 그래도 좋은 자리에 앉아서 덜커덩거리는 창밖을 보니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드디어 다자이후역에 도착했고, 이 역에도 스탬프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곧장 가서 다이어리를 꺼내 쾅쾅- 도장을 찍었다. 다들 그냥 지나치다가 내가 찍는 걸 보고 다른 사람들도 둘러싸기도. 이게 뭐라고, 기분이 좋담. 



역 바깥으로 나오면 펼쳐지는 광경. 소란스럽지 않고, 푸근한 느낌이 개인적으로는 유후인을 떠올리게 했다. 유후인의 소박한 풍경을 좋아했다면 다자이후도 좋아할 것 같다. 텐진에서 30분밖에 안 걸리니(직행 기준) 부담스럽지도 않은 거리라 후쿠오카에 왔다면 꼭 둘러보라고 하고 싶은 곳.  


 

역을 빠져나오면 보이는 관광안내소에서 어떤 할머니가 나를 붙잡고 무언가 설명을 해주셨다. 다자이후텐만구의 방향을 알려주신 것 같은데, 그때 내눈에 또 다른 스탬프가 눈에 들어왔다. 가서 물으니 다자이후텐만구 가는 길에 스탬프를 찍는 명소가 있고, 모두 찍으면 상점가에 있는 우메가에모찌 매장에서 무료로 떡을 준다는 것. 떡도 떡이지만, 명소를 꼼꼼히 재밌게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아서 한국어지도까지 받고서 신나게 걷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