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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6월의 일상 #알바생 #투표 #자그마치 #연남동

6월의 일상 #알바생 #투표 #자그마치 #연남동



도쿄여행 간다고 괜히 새 신발을 샀다가 발바닥에 구멍이 났다. 오랜만에 얼굴 보길 했던 sy한테도 '발에 구멍이 나서 못 만나'라는 얘기를. 신발은 계속 신어야겠고, 발은 아프고 요즘 내 발바닥은 온통 밴드. 좀 나았다 싶어서 떼고 갔던 날엔 뒤늦게 또 아파서 편의점에 들렀다. "혹시 밴드 없어요?" 하고 알바생한테 물어봤는데, 그걸 왜 찾냐는 눈으로 "없어요"랬다. 그럴 리가? 믿질 못하고 돌아다니다 기어코 찾아냈다. 그리고 계산대로 가서 밴드를 내밀었는데, 한번 쓱 보더니 미안하단 말은 죽어도 없다. 뭐라 하기엔 그 말도 아까워서 그냥 째려만 봐주었다. 


2

사전 투표를 못해서 선거날에 늦잠을 자고 투표를 하러 갔다. 지금으로부터 n년 전엔 해도 뭐 달라지겠어, 하는 인간이었다. 지금도 내가 하는 투표가 심각한 영향을 끼칠 거라는 생각도 없다. 그래도 도리는 해야겠지 싶어서 최근 몇 년은 귀찮아도 꼭 한다. 그 n년 전과 다르게 '하면 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 인증샷도 찍고, 투표는 즐거운 것이라는 변화도 괜찮은 것 같다. 이건 다른 얘기. 선거 전날, 회사 근처에서 유세를 하던 한 후보의 멘트. "앞집도, 옆집도, 뒷집도, 언니도, 동생도, 할아버지도.. 기호 n번" 왜 이렇게 유치해, 했는데 넘나 기억 잘 나는 것. 한동안 메아리처럼 귀에 맴돌았..  



3

종각이 지겨워서, 성수동에서 모이자고 했다. 지난번에도 봤지만 그건 그거니까. 본 지 얼마 안 돼서 뭐 그렇게 할 얘기가 있을까, 했는데 문 닫는 시간까지 남아 있었다. 심지어 퇴근하고 저녁도 안 먹고 여기에만 있었는데! 같은 관심사를 가진 것만으로도 요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좋다. 



호캉스에 제대로 맛들린 기분. 여행을 포함해서 벌써 5번째 호텔이다. 어디로 여행을 떠나자고 하기엔 어쩐지 제안이 무겁고, 그냥 만나서 헤어지자니 아쉽고 즉흥적으로 '호텔 갈까?' 한마디에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트리풀룸이 은근 드물어서 연남동에 괜찮은 호텔이 있다기에 덥석. 잠자리가 해결되니 밤이 되어도 걱정 없고, 2시가 넘어가는 시간에도 수다는 그칠 줄 몰랐다. 정신이 몽롱해서 헛소리할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들 정도로. '하트시그널'을 막방을 같이 보다가 허무함에 빠졌다가, 다음 날엔 예정대로 브런치를. 아주 거하게.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마주한 '서점 리스본'은 향기도 좋고, 책도 완전 읽고 싶은 것만 모아둔 곳. 한눈에 들어왔던 책은 읽을수록 잘 골랐다 싶고, 완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