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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당일치기로 떠난 군산여행(ft.직원들)

당일치기로 떠난 군산여행(ft.직원들) 


어느 날, 회사에서 점심을 먹다가 '여행' 얘기가 나왔고, (거의 내 의사가 80% 이상이었지만) 군산이 어떠냐부터 확정된 날짜까지 나올 만큼 이야기가 진전되었다. 결국 하루 정도 각자 생각할 시간을 가진 뒤, 다음 날 기차표까지 일사천리로 끊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장마'가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 역대급 더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날씨에 가도 되나, 미친 거 아닌가' 싶었지만 이왕 벌린 거 끝까지 가자 싶어서 기어코 여행을 다녀왔다. 처음엔 '내가 왜 여행을 가자고 했을까' 후회도 했는데, 막상 가보니 좋았다. 만약 여행을 가지 않았더라면, 나는 집에 누워서 잠이나 잤을 게 뻔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엔 몸은 고되도,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낸 것 같아서 마음이 다 뿌듯했다. 여행은 확실히 질러놓고 볼 일인 듯.  



Course : 당일치기 

군산역 → (점심) 한주옥 → 초원사진관 → 히로쓰가옥 → 마리서사 → 카페 고우당 → 동국사 → 새만금방조제 → 선유도 → 이성당 →경암동철길마을 → 군산역 



군산역, (점심) 한주옥

7시 반쯤 기차를 타고 11시쯤 도착한 군산역. 얼마만에 타 본 기차였는지 여행하는 기분을 실컷 느끼며 도착(중간엔 자느라 정신 없었지만). 먼저 군산에 내려온 부장님도 뒤늦게 합류해, 넷이서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짬뽕이 유명하단 소리가 있어서 고민하다가 기다릴 것 같고, 덥기도 해서 급 게장으로 골랐다. 후배 L이 맛집을 잘 찾아둬서 성공적인 점심을 마치고 신나게 이동! 




초원사진관, 히로쓰가옥

군산에 오면 가장 먼저 보고 싶었던 것이 '초원사진관'과 '히로쓰가옥'이었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보지도 않았는데, 순전히 한석규, 심은하의 이미지가 좋아서 오고 싶었다(이곳을 오면 영화가 보고 싶을지도 모르고). 이곳을 관광지로 부각시킨 건 신의 한 수다 싶다. 아기자기한 맛이 군산하고 잘 어울렸다. 히로쓰가옥은 일본식 가옥이라고. 일본에 가지 않아도 일본 느낌을 느낄 수 있다니 궁금했는데,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없었던 건 아쉬웠다. 




마리서사, 카페 고우당

책방을 좋아하는데, 지방에 있는 책방은 더더욱 좋다. 가고 싶다고 해서 무작정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그렇겠지. 인터넷에 '군산 독립서점'을 치니 나온 곳이 마리서사였다. 기대보다 더 만족스러웠던 곳. 일단 건물이 아늑하니 예뻤고, 생각보다 넓어서 책이 많아 보는 재미도 있었다. 군산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 중간엔 쉴 겸 카페로 향했다. 게스트하우스 고우당과 붙어 있는 카페로 더위를 피해 피신. 동네 어르신들이 많아서 그랬는지 사랑방의 느낌이! 




동국사, 선유도

시원한 음료로 더위를 식힌 후엔 동국사로 이동. 동국사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일본식 사찰이라고. 개인적으론 일본식이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것과는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해서 그냥 관광지니 돌아본다는 느낌이 더 컸다. 절이라고는 하나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에 가까이 있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런지 절 특유의 고요함은 느끼질 못했다. 단아한 맛은 있었다. 군산이 생각보다 작아 계획했던 곳을 다 돌아버려서 어쩌다 선유도 해수욕장까지 가게 됐다. 바다까지 갈 줄이야. 




이성당, 경암동철길마을 

빵을 대단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군산까지 왔는데 이성당을 빼놓을 순 없지. 본점과 신관이 붙어 있는데, 기다리면서까지 먹는 건 별로 안 좋아해서(다행히 직원들도!) 신관에서만 빵을 구입했다. 야채빵이랑 단팥빵이 유명하다는데, 맛은 거기서 거기다 싶어서 나름 먹고 싶은 것들로 추려서 골랐다. 먹고 싶은 빵이 결국 맛있는 빵인 것은 진리. 시간이 남아 마지막 코스로 돌아본 경암동철길마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나름의 소소한 재미를 얻을 수 있는 곳. 교복이 하이라이트인데, 이날 너무 더워서 입은 사람들이 별로 없던 게 아쉬웠다. 선선한 가을쯤 온다면 더 재밌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