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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방송

《그녀는 예뻤다》 : 황정음, 박서준, 고준희, 최시원

《그녀는 예뻤다》

총 16부작, 2015.9.16~

출연 : 황정음, 박서준, 고준희, 최시원

줄거리 : 주근깨 뽀글머리 '역대급 폭탄녀'로 역변한 혜진과 '초절정 복권남'으로 정변한 성준, 완벽한 듯 하지만 '빈틈 많은 섹시녀' 하리, 베일에 가려진 '넉살끝판 반전남' 신혁, 네 남녀의 재기발랄 로맨틱 코미디 
 

 

직장 후배의 추천으로 보기 시작한 <그녀는 예뻤다>. 이전 작품에서 <킬미힐미>에 남매로 출연했던 황정음과 박서준이 메인 주인공으로 나섰고, 고준희, 최시원이 출연해 사각관계를 이루고 있다. <킬미힐미>를 보지 않아서 그 둘이 얼마나 케미를 발산했는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트렌디한 드라마답게 이 드라마에선 둘의 호흡이 통통튀며 좋다. 황정음과 애정 라이벌 구도를 가지는 절친 고준희는 폭탄녀 황정음에 비해 확실히 비주얼이 예쁘고(이렇게 예뻤나 싶을 정도로), 최시원도 아이돌이라는 편견이 무색하듯 돌아이스러운 캐릭터를 잘 연기하고 있다(별로 좋아하진 않는데도 그가 아니면 누가 연기할까 싶다). 

 

흥행보증스타라고 할 만한 배우들은 아님에도 넷이서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신선하고, 연기도 자연스럽고, 무엇보다 스토리도 '하이킥' 시절의 황정음을 그리워하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좋아할 만큼 코믹하다. 그래서 최근엔 첫회 시청률이 4%였으나 14%로 급상승하고, 동시간대 드라마 1위를 이뤘다라는 기사까지 나왔다. 인기에 버금가게 고준희 숏컷, 박서준의 여심앓이, 황정음 변신은 대대적으로 화제몰이 중이다.

 

황정음은 이 작품에서 철저히 망가진다라고 얘기했었듯이 웬만한 드라마 여주인공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못.생.기.게 나온다. 아이러니하게 그렇게 망가진 모습이 오히려 연기에 열혈인 거 같아 예뻐보인다는 것. 그런 그녀가 맡은 김혜진은 악성곱슬, 마이클잭슨을 연상케 하는 흰색 양말+검정운동화, 패션잡지를 만드는 곳에서 일을 하지만 패션에 관해서는 전무한 지식으로 실수연발, 왕년에는 예뻤던 30살 평범한 여자만도 못한 인물. 그에 반해 그녀의 첫사랑인 박서준은 제대로 역변해 혜진이 일하는 패션지의 부편집장으로 나타난다. 둘은 첫사랑이지만 혜진은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지성준이 실망할까봐 끝내주게 예쁜 친구 민하리(고준희)를 대신 소개시켜주고, 둘은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투닥투닥하게 된다. 한편 민하리는 자신의 절친 김혜진이 좋아하는 지성준에게 마음이 이끌리는데, 이 모든 상황을 전부 김신혁(최시원)은 알고 있으면서 혜진에게 끌린다는 약간 뻔한 구도의 사각관계 로코.

 

뭐든지 완벽한 부편집장이 아닌 허당의 모습도 가지고 있다는 게 좋고, 약간의 오바가 없지 않아 있지만 연애만이 아니라 커리어로서 성장해나가는 면도 좋고,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패션지'를 만드는 회사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에서 고준희랑 박서준이 이어지지 않는다 해도 쿨하게 받아들이고 깨끗이 단념하는 모습이면 싶다. 간혹 어떤 드라마에선 사랑하면 다 된다는 식의 캐릭터가 있는데, 현실적으론 그렇지 않지 않은가. 좋아할 땐 최선을 다하고 상대방이 아니라 했을 때 바로 접을 줄 아는 것, 그게 현실적이니까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으면! 

 

 

+덧) 첫사랑이 황정음이라는 비밀을 알게 된 후, 갈등구조가 모조리 해결되고 남겨진 6화 정도부터는 어거지로 끌고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그동안 본 게 있어서 보긴 하지만, 꽁냥거림도 한두 번이지. 오히려 메인커플보다 뷰티에디터의 로맨스가 더 귀엽다. 너무 실망한 나머지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1화를 봤다가 충격. 이대로 묻힐 드라마가 아닌데.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