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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방송

《애인있어요》 : 김현주, 지진희, 박한별, 이규한

《애인있어요》

총 50부작, 2015.8.22~
출연 : 김현주, 지진희, 박한별, 이규한
줄거리 : 기억을 잃은 여자,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사랑에 빠진다? 아니, 불륜한다!

 

 

 

처음엔 뭔가 올드해보이는 화면, 그리고 16부작 트렌디한 드라마도 아닌 50부작 주말드라마라는 것 때문에 별로 관심에 두지 않았던 드라마였다. 그런데 연예기사들을 보는 와중에 이 드라마 '불륜' 대목에 대해 끊임없이 기사가 나서 보통 막장의 불륜드라마인가보다 했다. 그러다가 주말 저녁 어쩌다 이 드라마를 볼 기회가 생겨서 한 번 보고 있는데 의외로 볼만했다.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안 보면 안 봤지, 보고 나면 안 볼 수 없는 그런 중독적인 맛이 있었다. 게다가 스타급은 없지만, 안정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있고, 또 그 배우들이 각자 역할과도 잘어울리는 것 같아 좋다.

 

단순히 최진언(지진희)이 아내 도해강(김현주)를 버리고 후배 강설리(박한별)와 불륜하고 다시 돌아간다는 그런 설정인 줄만 알았는데 불륜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변해버린 한 여자에게 실망한 남자가 기억을 잃고 다시 순수함을 찾은 여자에게 또 반해 사랑에 빠진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러한 와중에 제약회사의 임상실험, 대기업의 횡포 같은 얘기도 곁들여 있다.

 

나름 기사도 나오고 화제도 되는 것 같지만, MBC <내딸 금사월>(<왔다 장보리>작가의 신작)에 일찌감치 선두를 빼앗겼고, 평균시청률이 7% 정도에 이르는 걸 보면 불륜에 대한 반감, 약간 올드해보이는 장치들 탓이 아닐까 싶다. 약간 진한 멜로를 지향했는지 연기도 좋긴 한데 현실과 너무 괴리가 느껴지는 느끼하고 극적인 대사, 상황설정이 극의 흐름을 해치기도 한다. 갑자기 백석(이규한)의 동생들이 뜬금없이 노래를 같이 맞춰 부른다거나 갑자기 딸꾹질이 나온다고 모르는 사람 앞에서 독고용기(=도해강, 김현주)가 코끼리코를 한다거나 하는 것들이.. 그리고 대사도 '너 맞지? 너잖아, 그렇잖아', '아니라고? 진짜 아니라고? 정말 아닌 거라고?'처럼 어미를 살짝 뒤틀어 세 번 정도 반복을 주는 대사를 작가가 즐겨쓰고 있는데 그것도 너무 올드하게 느껴진다. 스토리는 그저 불륜으로 치부하기엔 부부의 연은 쉽게 끊어질 수 없다라는 주제에 맞게 흥미롭게 진행돼 가는데도 가끔 이런 것들이 아쉽다.

 

그리고 개연성의 부족도 없지 않다. 기억을 잃은 도해강이 지문인식만 해보면 어떤 사람인지 바로 알 수 있는 것을 드라마 속에선 전혀 시도하지 않는다, 독고용기의 할머니도 갑자기 죽어버렸고, 독고용기도 중국으로 어떻게 갔는지 디테일한 부분은 어설픈 느낌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엮어나가느냐에 따라 시청률이 달라질 것 같다. 게다가 지금은 도입부 정도라 본격적인 불륜녀에 대한 복수도, 제약회사의 운명도 알 수가 없는지라 급진전되면 어떨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드라마 덕분에 주말에 심심치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요즘 좋다. 이은미가 부른 OST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