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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

《7년의 밤》 : 정유정 《7년의 밤》 : 정유정 2011년에 출간된 을 읽는 데에는 꼬박 7년이 걸렸다. 대단한 소설이라는 것도, 내가 좋아할 장르라는 것도 지인들의 입을 통해 많이 들었지만 딱 끌리진 않았다. 이것보다는 더 읽고 싶은 게 많았고, 책을 읽는다는 사람들이 모두 읽은 책을 뒤늦게 따라가면서 읽는 게 어쩐지 내게 썩 유쾌하진 않았다. 그렇게 혼자만의 고집으로 거리두기를 하고 있었는데, SY가 몇 차례의 추천을 해준 것도 모자라, 아예 빌려가라며 내어주기에 결국 읽기로 했다. 은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통해 '교통사고를 통해 딸을 잃은 아버지의 복수'라는 큰 줄거리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는 전혀 다르게 펼쳐졌다. 전직 야구선수인 최현수와 아내 강은주는 중산층에 진입하기 위해 아파트를 .. 더보기
도쿄, 아사쿠사 주변 산책 도쿄, 아사쿠사 주변 산책 카페에서 대충 점심을 먹고, 본격적으로 아사쿠사 관광에 나섰다. 아사쿠사는 싫다던 동생인데, 역시나 이곳에 데려오니 아주 좋아라 했다. 나도 관광지 싫어, 해놓고 막상 가면 좋아하는 인간이라 피는 똑같은 거다. 일본은 우리나라랑 비슷해서 이런 곳이 아니고는 별 감흥이 없으리라 생각했던 내 생각이 맞은 순간이었다. 축제의 민족답게, 하나마쓰리 공지가 떴는데, 우리가 돌아가는 날 열려서 아쉽게도 패스패스. 세 번째 아사쿠사지만 올 때마다 감회가 달랐다. 처음 왔을 땐 여름밤 불꽃축제가 열렸던 때였고, 두 번째는 가을 이른 아침이었다. 불꽃을 보겠다며 여기저기 돗자리를 가져와 둘러앉은 사람들과 떠들썩했던 풍경, 그리고 사람들이 몰리기 직전이라 대체로 한산했던 아침 풍경이었는데, 이번.. 더보기
동두천, 미식(쌈밥정식) 동두천, 미식(쌈밥정식) 동두천이 본가지만 맛집이 어디에 있는지는 하나도 모른다. 가족끼리 외식을 하면 가는 곳은 늘 정해져 있었고, 친구들이랑 만나도 맛집보다는 근처에 눈에 띄는 곳으로 들어가기 바빴다. 그마저 나중엔 카페 위주로 바뀌기도 했고. 그렇다 보니, 이제는 남편이 된 임뚱이 우리집에 올 때마다 마땅히 데려갈 곳이 없었다. 부대찌개도 한두 번이지. 그러다 어떤 카페에서 글을 읽다가 동두천 맛집이란 곳을 찾았으니, 쌈밥 전문 미식이었다. 리뷰가 호평 일색이라 체크해두었는데, 드디어 다녀오게 되었다. 매번 같은 곳을 가기 그래서 찾아왔는데, 맛집은 맛집이었나 보다. 식당도 꽤 컸고, 직원도 많았다. 무엇보다 우리가 점심을 먹으러 간 시간이 3시가 넘었을 때여서 한가하겠다 하고 들어왔는데, 손님이 .. 더보기
2017, 6월 첫째 주 일상 2017, 6월 첫째 주 일상 고민 상담을 위해 만난 ES씨와 저녁. 종각에서 만날 때마다 가는 곳은 늘 그곳. 농담 삼아 했던 '여기 있는 음식들 다 먹을지도 몰라요'가 진짜가 될 지도. 이날은 함박스테이크. 간단하게 먹어도 될 것 같다는 말이 공허하게도, 깨끗이 비웠냈다. 2차는 ES씨 집앞 스벅. 생일을 기점으로 스벅 기프티콘 부자가 되어서. 이날 고민 상담이래봤자 답은 정해져 있었는데, 확실히 혼자 생각할 때보다 생각의 폭이 넓어진 기분. 닭볶음탕 이후로 요리 자신감이 생겨서, 볶음밥이랑 비빔국수 같은 기초급 요리들에 도전했다. 백종원 레시피대로 했는데, 재료도 얼마 없어도 되고, 요리 순서도 간단해서 할 만했다. EJ씨가 선물로 줬던 테이블보를 깔아서 먹으니 식사 기분도 새롭고. 그러다 요리 자.. 더보기
《힘 빼고 행복》 : 고코로야 진노스케 《힘 빼고 행복》 : 고코로야 진노스케 다시 퇴사를 했다. 다시 퇴사를 결정하면서 이번엔 스스로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전적으로 회사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어쩌면 나의 문제일지도 모르겠구나란 생각 탓이었다. 불합리한 시스템은 어느 곳에도 있기 마련인데, 그걸 버티는 사람이 있고, 버티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였던 것이다. 일을 하는 동안 나의 문제를 밤마다 고민했다. 문제는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불확실성'과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불안', 그러면서도 '엄청나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였다. 아, 왜 이런 인간인 걸까, 나는. 회사를 나오고 서점에 갔다. 가장 내 마음이 안정되는 곳이니까. 이런저런 책들을 구경하다가 눈에 띄었던 . 표지가 예뻐서도, 저자가 익숙하지도 않았는데, 이 책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