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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도쿄, 아사쿠사 주변 산책

도쿄, 아사쿠사 주변 산책



카페에서 대충 점심을 먹고, 본격적으로 아사쿠사 관광에 나섰다. 아사쿠사는 싫다던 동생인데, 역시나 이곳에 데려오니 아주 좋아라 했다. 나도 관광지 싫어, 해놓고 막상 가면 좋아하는 인간이라 피는 똑같은 거다. 일본은 우리나라랑 비슷해서 이런 곳이 아니고는 별 감흥이 없으리라 생각했던 내 생각이 맞은 순간이었다. 축제의 민족답게, 하나마쓰리 공지가 떴는데, 우리가 돌아가는 날 열려서 아쉽게도 패스패스. 




세 번째 아사쿠사지만 올 때마다 감회가 달랐다. 처음 왔을 땐 여름밤 불꽃축제가 열렸던 때였고, 두 번째는 가을 이른 아침이었다. 불꽃을 보겠다며 여기저기 돗자리를 가져와 둘러앉은 사람들과 떠들썩했던 풍경, 그리고 사람들이 몰리기 직전이라 대체로 한산했던 아침 풍경이었는데, 이번엔 봄 관광이 한창인 시간대였다. 나카미세도리에선 까딱하면 사람하고 부딪히기 십상이고, 못 봤던 포차(?)까지 있어서 신기했다. 제대로 된 관광이었다. 



몇 번 왔던 곳인데도 올 때마다 좋다. 거기다 이제는 익숙하다는 기분도 들어서 친근하기까지 하다. 항상 미쿠지를 보고서 신기하다 하고 실제로 해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한번 해봤다. 어차피 백엔 밖에 안 하기도 하고. 길(吉)이 나와서 그대로 종이를 가져왔는데, 좋은 거니까 안 걸어도 되는 거겠지...? (이때까지만 해도 길 뽑고 진짜 좋아했는데, 올해 상반기 내 운은 대체 왜 이 모양인지 모를ㅠㅠ)



아사쿠사는 자체가 넓기도 하고, 볼거리도 많아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동생하고 돌아다녔다. 특히 우리가 갔을 때 날은 좀 추웠지만, 벚꽃 시즌이라 막 벚꽃이 피기 시작해서 더 들뜨고, 사진 찍을 것도 많았다. 다들 벚꽃 앞에서 올봄 첫 벚꽃을 보면서 인증샷. 아사쿠사라서 그런지 주변에 기모노를 예쁘게 차려입은 사람들도 있어서 일본에 왔구나, 라는 실감도 났고. 



길을 따라 죽 왔더니, 아케이드가 등장했다. 두 번째 방문했을 때는 일정이 있어서 여긴 못 돌고 갔는데, 이번엔 시간이 많아서 둘러봤다. 딱히 살 만한 물건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동생 구경시켜줄 겸, 첫 번째 방문 때 생각이 나서. 처음 아사쿠사를 왔을 때 일본인 친구들하고 같이 이곳을 지나서 우에노까지 걸어가면서 얘기도 했던, 그때가 떠올라서. 친구들도 친구들이지만, 아무 걱정 없이 즐거웠던 그때의 내가 그립기도 하고. 벌써 30대가 되었다니. 



여기저기서 사진 찍은 건 올리고 싶고, 동생 얼굴은 지켜주고 싶고. 그래서 죄다 가린 사진뿐이지만 이때의 기록도 남겨두었으면 싶어서 올려두기. 아사쿠사에 오면 항상 같은 곳만 구경하고 바로 떠나기 일쑤였는데, 어차피 일정도 없고, 시간은 많고 이번엔 가보지 않은 곳을 더 파보기로 했었다. 그래서 어느 이상한 골목길, 한산한 거리, 주차장 앞 이런 곳에서 냅다 사진도 찍었다. 둘이 돌아다니면서 놀고 있는데 어디서 '꺄-'하는 소리가 나서 뭔가 했더니, 이 근처에 하나야시키 라는 놀이공원도 있었다. 새롭게 알게 된 터라 신기. 



대체 이곳에서 몇 시간을 있었는지. 아케이드도 돌고, 골목길도 돌고 다시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흡사 취재 나온 줄. 기치조지랑 시모키타자와도 돌고 왔는데, 우리의 취향은 확실한 관광지 아사쿠사였다. 카메라를 갖고 오고도 별로 찍지 않던 동생이었는데, 여기서는 나름 성실하게 사진도 찍고 다녔으니. 



슬슬 아사쿠사엔 어둠이 내렸고, 여기선 더이상 할 게 없으니 떠나기로 했다. 그렇게 걸어가는 동안 눈앞에 걸리는 건, 스카이트리. 한번 가야지, 하면서도 맨날 멀리서 바라볼 뿐이다. 아직까지 안 가고 이러는 걸 보면 최신식 건물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타입인가 싶다. 롯데타워도 아직도 안 가봤으니(동생이 아사쿠사를 별로 안 좋아했으면 노려봤을지도). 

아사쿠사를 떠나 우리가 향한 곳은 시부야. 이번엔 좀 다른 여행을 하겠다고 왔는데, 늘상 하던 패턴대로 여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