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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도쿄, 아사쿠사 카페 E'PRONTO

도쿄, 아사쿠사 카페 E'PRONTO



시모키타자와를 우울하게 떠나고, 지하철을 타고 온 곳은 아사쿠사였다. 앞 포스팅에서도 얘기했지만, 벌써 세 번째 만남. 이곳에 들를 때마다 '언제 올지 모르니까 많이 보고 가야지'하고 가는데, 생각보다 자주 오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경복궁도 일 년에 한 번 갈까 말깐데 아사쿠사만 도대체 왜 이렇게 자주 오는 거지. 물론 좋아서겠지만.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일본스러움을 원하던 동생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었다. 여행 오기 전에 너가 원하는 게 아사쿠사냐고 물었는데, '난 역사적인 거 별로 안 좋아해'라고 하더니, 제일 좋아했다. 



아사쿠사 구경도 얼른 시켜주고 싶었지만, 기치조지-시모키타자와-아사쿠사로 이어지는 동안 계속 걸어다녀서 몹시 피곤했다. 슬렁슬렁 여유로운 여행을 하자고 왔는데, 겁나 걸어다녔다. 원래는 스미다 강을 볼 수 있다는 카페 뫼르소에 먼저 들렀으나, 사방이 뻥 뚫려서 바람도 불고, 너무 추웠다. 무엇보다 에그랑 휴대폰 충전이 시급했는데, 충전할 자리가 마땅히 보이지 않았다. 결국 아사쿠사 근처, 눈에 띄는 카페인 E'PRONTO로 들어갔다. 



우연히 들른 카페 E'PRONTO는 식사도, 디저트도, 음료도 모두 되는 곳이었다. '그냥 들어가자'하고 들어왔는데, 눈앞에 충전할 것도 보이고, 여러 모로 다행이었다. 진짜 배터리가 간당간당해서 맘을 얼마나 졸였는데 말이다. 이때 아점으로 먹었던 카레 이후로 먹은 게 없어서 간식용으로 샌드위치랑 팬케이크, 그리고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2층도 있는 모양이었는데, 거기까지 올라갈 기운은 나지 않았다.  



여행에서는 항상 별 기대없이 들어간 곳이 맛있었다. 여기도 그랬다. 여기가 맛집인지도 모르겠고, 일단 감으로 들어왔는데 어머나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커피도 산미 없이 고소했고, 샌드위치도 호밀빵에 신선한 야채라 맛있었다. 제일 대박은 팬케이크. 일본 팬케이크가 그리 맛있다더니, 정말정말정말 맛있었다. 동생도, 나도 맛있다고 얼마나 칭찬을 했는지. 시모키타자와의 실패를 잊을 맛이었다.  



둘 다 하루종일 걸어다니지, 일정은 계속 달라지지 엄청 힘들었는데 여기서 잠시 정신을 차렸다. 팬케이크의 힘이다. 여기서 시모키타자와를 버리는 바람에 뜬 시간을 어디서 보낼 것인지, 저녁은 어디서 먹을 것인지 다 정했다. 가게 전체가 시끄럽지 않고, 가만히 정리하기에 아주 좋았다. 나중에 혼자 여행을 오더라도 쉬고, 먹기에 딱 좋겠다 싶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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