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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도쿄, 기치조지 마메조

도쿄, 기치조지 마메조



동생이랑 도쿄여행 2일차.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여행의 첫 목적지는 기치조지였다. 기치조지는 도쿄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은 동네로도 꼽히는 여유 있는 곳이라고 했다. 숙소에서 기치조지는 멀지 않았다. 마음을 놓아버린다는 것이 정신을 놓아버린 것일까. 신주쿠에서 기치조지까지 쭉 가면 되는 것을, 길을 잘못 들어 신주쿠로 도로 돌아왔다가 이동했다. 당황도 했고, 예정된 일정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에 짜증도 났지만, 길 찾는 동안 안내해준 친절한 역무원 덕에 기분이 풀렸다. 



기치조지는 동네 자체가 아기자기하고, 삼청동이랄까. 그런 동네처럼 볼거리 많은 숍이 있어서 천천히 구경하기 좋다. 깔끔한 매장들을 뒤로하고 사진을 찍기도 좋고. 그치만 쇼핑보다는 먹는 게 우선인 내가 미리 점찍어둔 곳이 있었으니, 카레집 '마메조'다. 길치라서 웬만하면 역이랑 가까운 곳이길 바랐는데, 슬렁슬렁 10분 정도 걷다보면 도착한다. 갈색 벽돌로 꾸며진 저 매장이 마메조다. 



인기 있는 집이라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는데, 운 좋게 바로 앉았다. 우리가 먹을 때쯤엔 손님이 하나둘 늘어나더니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영업시간이 11시부터 10시까지니, 오픈 시간에 맞춰 먹으러 오면 기다리지 않아도 될 듯. 마메조는 생각했던 것보다 넓었고, 조명이 아늑했다. 직원도 친절했고, 기치조지까지 찾아올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자리에 아이랑 엄마가 있었는데, 아이가 귀여워서 같이 인사도 하면서, 장난했던 기억도 난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보는데 한국어 메뉴판이! 나도 여기에 오기 전에 블로그에서 찾은 만큼 한국인들도 많이 오는 가게구나, 싶었다. 일본어를 못해도 한국어 메뉴가 있으니 마음 편히 주문할 수 있다는 것도 이 가게의 장점이다. 메뉴를 보니 비프카레, 버섯카레, 포크카레, 스페셜카레 등의 식사가 있었고, 런치 세트도 따로 있었다. 이때는 카페를 갈 생각에 음료는 제꼈다(결국엔 카페도 못 갔지만). 부가세가 따로 붙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래도 980엔 정도면 우리나라랑 비슷한 금액이라 괜찮았다. 



둘이서 먹기에 테이블도 좁지 않았고, 나무 테이블이라서 좋았다. 오는 길에 받았던 치라시는 옆으로 밀어두고, 주문한 비프카레를 먹기 시작. 일본에 5번을 왔는데, 카레를 먹은 적은 처음이었다. 우리나라랑은 다르게 좀 더 진한 색의 카레. 처음보다는 먹을수록 맛있었다. 양도 생각보다 많아서 한 끼 든든했다. 한결 같이 찾아올 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동생도 여기가 꽤 좋은 기억으로 남은 듯하다. 



일찌감치 식사를 마치고 나왔더니 손님들이 기다렸다. 점심 때를 맞춰 가는 것보다 확실히 애매한 시간대에 식사를 하는 게 좋다. 느긋하게,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으니까. 식사를 하고는 마가렛호웰에 가보려 했는데, 막상 가니 별로 떙기는 게 없어서 패스패스. 기치조지의 더 많은 사진은 다음 포스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