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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도쿄, 시부야 마이센(まい泉)

도쿄, 시부야 마이센(まい泉)



아사쿠사를 떠나서 시부야에 도착했다. 이동하는 동안 '시부야 맛집'으로 블로그를 폭풍 검색했고, 그러다 돈카츠로 마음이 기울었다. 몇몇 음식점들이 나왔는데, 그중 가장 동선이 짧아 보이는 곳으로 정했더니 '마이센'이었다. 돈카츠 맛이 다 거기서 거기일 것 같았고, 블로거의 리뷰에도 마이센은 꽤 괜찮은 평을 듣고 있어서 괜찮지 싶었다. 운이 좋게도, 시부야역에 도착하자마자 이런 광고판과 맞닥뜨렸다. 역이 넓어서 또 헤매겠구나 싶었는데, 도큐백화점 9층에 식당가가 몰려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눈앞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 



하루종일 길 찾는 게 일이었는데, 너무 쉽게 마이센을 찾았다. 마이센으로 마음을 정해놓고, 막상 9층 식당가에 오니까 다른 집은 뭐 맛있는 거 없나, 하고 돌아다니다가 결국 원래 목적대로 가기로 했다. 맛집이라더니, 과연 대기 손님이 있어서 좀 기다려야 했다.



그 사이 잘 됐다 싶어서 사진도 찍었고, 앞에 음식 모형이 있어서 동생하고 메뉴를 고민했다. 같은 돈카츠인데도 다르게 요리한 것들이 많아서 뭘 먹어야 하나 고민도 됐고, 옆에는 추천 메뉴도 있어서 더 혼란스러웠다. 선택지가 많아서 생각하다 보니, 기다림도 금세. 직원 분이 바로 안내를 해줘서 자리에 앉았다. 



밖에서 볼 땐 좀 좁아보였는데, 생각보다 넓은 구조. 시원하게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눈치가 보여서 소심하게 이상한 구도로 찍었다. 일반 식당이 아니라 백화점 내에 있는 거라 그런지 깔끔했고, 찾기도 쉬워서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만족. 확실히 퇴근 후의 시간일 텐데도 혼자서 오는 손님들이 더러 있어서 일본이구나, 실감했다. 어떤 여성 한 분이 혼자 밥을 먹었는데, 그게 왜 그렇게 걸크..☆ 



메뉴판을 깜빡하고 안 찍었는데, 모형에서 봤던 대로 메뉴가 많았다. 처음에 일본어에 당황했는데, 한국어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흑돼지 돈카츠래봤자 거기서 거기겠지 하고 왔는데, 맨 처음 등장하는 메뉴의 가격이 3100엔이었다. 둘이서 먹으면 6200엔. 가격이 생각보다 세서 동생은 1730엔짜리 흑돼지 등심 돈카츠를 시켰다. 메뉴는 같고, 그램만 다른 듯. 나는 돈부리. 입이 심심할 듯해서 생맥주도 두 잔 작은 걸로. 



각각 돈부리랑 돈카츠 세트. 대충 보기엔 우리나라에서 먹는 거랑 비슷한 비주얼. 하지만 맛은 달랐다. 흑돼지와 보통 돼지를 구분할 수 있는 입맛은 가지질 못했고, 튀김옷은 확실히 달랐다. 제대로 튀겼구나, 라는 느낌이 드는 바삭바삭한 맛. 일본에서 돈부리도 처음이어서 어떨까, 싶었는데 풍미가 더 진했다는 것 뺴곤 알고 있는 맛 그대로. 한 가지만 먹으면 좀 질릴 텐데, 다른 종류로 먹길 잘했던 것 같다. 동생한테 맛집으로 찾아올 만한 것 같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대답했고, 대답에 맞게 잘 먹었다. 평소 맥주든 뭐든 술을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돈카츠랑은 왠지 어울릴 것 같아 시켰는데 굿굿. 조합이 너무 잘 어울렸다.



도쿄여행 오면 보통 시부야는 한 번쯤 거치게 될 텐데, 한 번쯤 들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식당가에서 나오면 백화점이기도 하고, 역 밖으로 나와도 중심지라서 근처에 109, 로프트, 프랑프랑, 츠타야도 있어서 구경할 것도 많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