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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나는 오늘 책상을 정리하기로 했다》- Emi

며칠 전부턴가 예스24에 '북클럽' 팝업광고가 떴다. 월마다 일정액을 결제하면 올라온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미 읽을 책도 많았고, 최근엔 도서관도 자주 가는 편이라 굳이 북클럽을 이용할 필요가 있는가 싶어서 매일 '오늘은 그만보기'를 눌렀다.

 

그러다 예스24를 훑다가 다시 한번 북클럽에 대해서 제대로 볼 기회가 생겼는데, 이벤트로 한 달 동안 무료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했다. 신청할 때 자동결제를 신청하는 시스템이기는 하나, 원치 않을 경우 바로 결제를 해지하면 된다. 자동결제를 바로 해지할 수 있다는 말에, 북클럽에 가입하고 맘에 드는 책을 선택해두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이북리더기로 다운로드! 이북리더기도 참 오랜만에 켰다.  

 

살림책에 꽂힌 요즘이라서 처음 고른 책은 <나는 오늘 책상을 정리하기로 했다>다. 살림책들을 온라인서점에서 찾아보면서 눈에 띈 책이었는데, 도서관엔 없어서 블로거들의 리뷰만 봤던 책이었다. 거기다 저자 Emi는 이 책을 읽을 땐 이미 10권의 책을 낸 일본의 유명 정리수납컨설턴트로,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하는 OURHOME이라는 브랜드도 만든 사람. 국내에도 출간된 책이 꽤 많아 이 사람은 어떤 이야길 할지 궁금했었다. 

 

'책상'과 '정리'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간 것처럼 이 책에선 '일이 더 편해지고 즐거워지는 88가지 아이디어'를 다룬다. 이런 걸 책으로까지 낼 만한 내용인가, 싶은 것도 사실 있지만 천천히 읽으면 왠지 모르게 정리를 하고 싶어지는 욕구가 생기는 책이었다. 1장의 경우 A4클리어파일 수납법, 1분야 1상자 분류법, 명함을 스캔해서 보관하는 법, 인쇄는 모아찍기로, 자주 쓰는 물건은 서랍 앞자리에 정리하는 소소하지만 일상이 심플해지는 방법들을 다룬다. 정리를 평소에 잘하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처음엔 회사의 책상 정리로 시작했지만, 나중엔 워킹맘과 저자가 세운 회사인 OURHOME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일과표와 함께 세세하게 보여준다. 남들이 일하는 방식을 이렇게 세세하게 볼 기회가 없으니까 흥미로웠다. 출근용으로 자주 쓰는 가방부터 업무는 어떻게 진행하는지, 시간은 어떻게 활용하는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 자세와 태도 같은 것들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이 인터뷰를 하는 사람들의 직장이나 근속년수 같은 것도 다 달라서 잡지를 읽듯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이 9시부터 6시까지 근무가 아니라 탄력근무제를 활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지금 내 현실에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것도 괜찮네, 하면서 볼만했다. 

 

 

책을 읽으면서 내 업무 스타일도 돌아보게 되었는데, 아래는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나의 방식들. 

1. 출근은 이왕이면 일찍해서 아침의 여유로운 시간을 확보한다.

2. 메일 확인이나 답변 등 재빨리 끝낼 수 있는 일은 바로 처리하고, 잊어버린다. (하나라도 얽매이는 일을 줄이는 게 포인트)

3. 마감은 무조건 지키기(안 된다고 말하기 전에, 하고 싶지 않은 건 아닌지 생각한다)

4. 마감을 무조건 지키려면 진짜 마감 하루이틀 전에 마감으로 설정해 진행한다. (중간에 변수가 생겨도 당겨서 일하고 있어서 마감을 지킬 수 있는 경우가 많다)

5. 야근은 웬만해선 하지 않는다. (2~3시간의 추가 업무시간이 과연 업무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6. 자주 쓰는 물건은 오른손에 맞게 배치, 찾는 데 시간을 쓰지 않는다. 

7. 할일은 잊어버리지 않게, 데스크톱 바탕/메모지/휴대폰메모/업무일지 등에 다 남겨두는 편. (눈으로 할일을 계속 보면서 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