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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오늘도 비움》 - 신미경

《오늘도 비움》 - 신미경



요즘 미니멀라이프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라이프스타일 관련 책을 읽고 있다. 이번에 읽은 <오늘도 비움>이라는 책 역시 부제가 '차근차근 하나씩, 데일리 미니멀 라이프'. 2017년 세종도서에도 선정되었던 책으로, 옷의 차림새, 미용법, 먹거리, 생활철학 등 일상 전반에 걸친 삶의 태도와 방향 등에 관해서 차분히 서술하고 있다.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책이 대부분 일본 도서가 많은데, 국내 저자의 책이라는 점이 친근하게 느껴져서 한번 읽고 싶었다. 더욱이 잡지 에디터인 저자가 맥시멀리스트에서 미니멀리스트로 전환하기까지의 과정과 최근 변화된 생각들을 담아낸 점이 흥미롭기도(도서관에 빌린 건 많이 색이 바랬지만, 원래 표지가 예뻤던 것도 한몫). 


저자는 <슈즈 시크릿>이라는 책을 냈을 만큼 물건에 대한 엄청난 소유욕을 가지고 있었다. 그 소유욕을 감당하기 위해선 당연히 쉴 틈 없이 바쁘게 몸을 움직여야 했고, 그 탓에 건강이 나빠졌다. 갑작스러운 컨디션의 변화가 삶을 천천히 둘러볼 기회를 주었고, 물건 때문에 짓눌리는 생활 대신 그것들을 천천히 비워냄으로써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고 한다. 누구보다 물건을 좋아했던 사람이 비워가는 내용이라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지만 어렵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겐 용기를 준다. 




이것과 비슷한 책이 이전에 읽은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인데, 물건을 비워내면서 삶 전체가 가벼워졌다는 부분은 똑같다. 다만,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가 좀 더 미니멀리스트를 실현하기 위한 지침서(가이드북) 같은 느낌이면, 이 책은 조금 더 쉽게 풀어낸 에세이 같다(여성작가라 그런지 조금 더 공감할 수 있는 폭도 넓은 듯). 책의 분위기는 살짝 다른데, 둘 다 메시지는 비슷하다 보니 '물건을 버린다는 것만으로 삶이 바뀐다고?' 같은 의심을 해소하는 데에 좋다. 

책에서 저자는 물건을 버리면서 많이 갖는 것에 대한 집착이 줄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다 보니 남이 가진 것과 자신의 것을 비교하지 않게 되었고, 많이 먹는 것도 절제하게 되면서 오히려 건강한 음식을 찾게 되었으며,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노라고 했다. 비웠는데 오히려 충만해진 삶. 이러한 저자의 삶이 멋져 보여서 시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여러 차례 들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시도해보고 싶었던 것은 이것. 
세탁소에서 마구잡이로 주는 색색의 옷걸이 대신 단정한 원목옷걸이 사용하기, 꽃과 향기로 집안을 가꾸기, 휴가를 무료하게 보내기, 기념 수건 받지 않기, 청소와 친해지기. 

사소하고 간단한데, 막상 하려면 어쩐지 좀처럼 하기 힘든 이것들을 해보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오늘도 비움>은 읽는 데 부담도 없었고, 실질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저자의 신간인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책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