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는 여자》 (曲げられない女)
총 10부작, 2010.1.13~2010.3.17
출연 : 칸노 미호, 타니하라 쇼스케, 츠카모토 타카시, 나가사쿠 히로미
줄거리 : 변호사를 목표로 하는 어느 33세 여성의 일과 결혼, 우정 등을 그린 드라마
일드를 한창 볼 때 추천을 받아 다운 받아둔 <꺾이지 않는 여자>. 느낌이 <파견의 품격>과 같이 무뚝뚝하고, 일처리가 똑부러지는 여성을 담은 작품이라 볼만할 것 같았다. 배우나 스토리면에서는 <파견의 품격>이 최고라 그에 비하면 밋밋한 감이 있는 드라마였지만,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꼬박꼬박 한 편씩 보기엔 괜찮았다. 2010년 작품이라 촌스러운 감도 없지 않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극본을 쓴 사람이 <가정부 미타>도 만들었다고 하는데, 무뚝뚝한 여성의 등장, 뭔가 모를 그녀에게 끌리는 주변인, 소소한 에피소드 같은 것들을 잘 배합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나온 배우라곤 츠카모토 타카시 정도만 낯이 익을 뿐이었는데, 꽤 괜찮은 느낌이다. 칸노 미호의 경우 여우주연상도 많이 탔을 정도로 일본에선 연기로 유명한 배우 같았다. 하지만 <꺾이지 않는 여자>에서 내 눈에 더 많이 들어온 건 (캐릭터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나가사쿠 히로미다. 예쁜 얼굴이 아닌데, 묘하게 귀여운 느낌이 드는 여배우.
드라마는 9년 동안 변호사를 목표로 매진하는 30대 여성을 둘러싼 남녀의 이야기. 주인공 오기와라는 9년간 사귀던 애인(변호사)에게 프로포즈를 받지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기 위해 거절할 만큼 남의 시선이나 요행은 바라지 않는 타입. 무뚝뚝한 그녀에게 드디어 생애 첫 친구들이 생기는데, 하나는 동창인 오사베 리코, 하나는 실없는 농담을 잘하는 아이다 코우키. 주인공은 올바른 말만 하고, 스스로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선 단호박 같은 여성. 그렇다 보니 자신을 속이기 싫어서 사람을 도와주다가 일을 잘리거나, 엄마를 폭행하는 아들의 사건에 말려들거나, 남의 멱살을 잡거나 하는 행동을 한다. 그녀의 곁에서 올곧음을 보면서 코우키는 원하지 않던 경찰을 때려치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요리사로 변신하고, 리코는 부잣집에 시집갔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 가정에서 벗어나 스스로 독립한다.
2010년 작품인데 일본이라 그런지 전남친의 아이를 임신해 미혼모가 되는 설정, 그런데도 아랑곳않고 책임지겠다는 남성의 등장이 좀 더 가볍게 그려진다. 우리나라였다면 누군가 뒷목잡고 쓰러지던가 했을 것 같은데. 일, 성공, 친구, 외로움 등 어른이 되면서 느낄 법한 감정에 대해서 소소하게 잘 포착하고 그려냈다는 느낌이 든다. 큰 줄거리는 그랬지만 소소한 장면에서 일본 특유의 오버와 개그 코드가 살아 남아 있다. "하기와라가 아니라 오기와라입니다"라든가, "정확히 해두고 싶어서"라고 꾸준히 주인공이 밀던 입버릇처럼.
결론은, 볼 거 없을 때 보면 좋지만, 빅재미는 없는 소소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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