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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드

《한자와 나오키》 : 사카이 마사토, 우에토 아야, 오이카와 미쓰히로

《한자와 나오키》 : 半沢直樹(はんざわなおき)

 

편성 | 일본 TBS 10부작, 2013.7.7~2013.9.22

출연 | 사카이 마사토, 우에토 아야, 오이카와 미쓰히로
줄거리 | 버블경제 시기에 대기업 은행에 입사하여 수많은 사회의 적과 싸우는 열혈 인물 '한자와 나오키'의 이야기

 

 

일본에서 2013년 제작돼 42.2%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한자와 나오키>. 내게는 <리갈 하이>로 익숙한 인물 사카이 마사토가 주인공으로 전면에 나섰다. 잘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는 들어서 '언젠가 한번 봐야지'하고 생각했었는데, 일드의 로맨틱코미디나 일상물을 좋아하는 나로선 아무래도 쉽게 손이 가진 않았다. 그러다 <한자와 나오키>의 대본을 가지고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게 돼서 몇 장면을 보다보니 이왕이면 전편을 보는 게 이해하기에도 좋을 것 같아서 1화부터 10화까지 이틀만에 끝냈다. 확실히 일드는 한번 보는 게 어렵지, 1화를 보고 나면 최종화까지는 금방이다. 편이 짧아서 질질 끄는 장면도 없고, 전개도 굉장히 빠르다. 

 

 

이번 <한자와 나오키>는 은행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주인공 한자와는 현재 애교많고, 사랑스러운 아내와 아들을 둔 평범한 가장. 그런 그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다. 바로 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은행에 융자를 받으려 했으나 이를 들어주지 않은 은행원 탓에 자살하고 만 것. 반드시 되갚아주겠다고 마음먹은 한자와는 자신의 가족을 짓밟은 은행에 입사해 초고속 승진을 하고, 원수인 오다와 상무와 전면전을 펼치게 된다. 그렇게 되기까지 한자와는 5억엔을 회수하거나, 융자를 해준 호텔의 파산을 막고, 120억엔을 회수하며, 국세청검사도 확실하게 끝내야 하는 임무를 맡는다. 동시에 오다와 상무의 비리의 증거도 찾아낸다.

 

아내가 사모님들과의 모임을 통해 정보를 알아온다거나, 국세청은 계속 헛짓을 하고, 한자와는 상사에게 무릎꿇고 사죄하라고 하질 않나 말도 안 되는 장면들이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은 건 자신들은 조직의 세계에서 절대 할 수 없는 일을 속시원하게 대변해준 '한자와 나오키'라는 캐릭터 덕분이 아닌가 싶다. 물론 배경이 되는 은행의 업무와 조직의 어둠을 상세히 그려낸 것도 있지만.

 

 

하지만 일본인을 대변해준 한자와는 결말에 이르러,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고 만다. 그동안의 은행원들은 실수를 하게 되면 좌천이 비일비재했는데 부정을 저지르던 오다와 상무는 결국 이사로 직책이 강등되는 가벼운 처벌만 받고, 앞으로 탄탄대로일 것이라 생각했던 한자와는 부장으로 승진이 되지만, 좌천이 결정된다. 아무리 제대로 일해봤자 결국 좌천이라니. 충격과 절망을 동시에 준 결말이 아닐 수 없다. 

 

황당해서 검색해보니 2편을 위한 열릴 결말, 혼란한 도쿄 본점을 벗어나 잠시 쉬게 하려는 은행장의 판단, 직접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뒤에서 이득을 본 은행장이 사실상의 절대 악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2편이 나와야 정확할 것 같은데, 주인공인 사카이 마사토가 스케줄이 안 돼서 시즌2가 무산이라는 얘기도. 

은행원이 뭐라고, 이리 씁쓸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