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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상 : 고민상담과 강릉의 긴 하루

일상 : 고민상담과 강릉의 긴 하루  



-2018.12.11


요즘 한 권의 책을 다 끝내지 못하고, 다른 책으로 갈아타기만 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미등록자> 읽는 중. 부지런히 읽어야 하는데, 팍팍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책 중에 과학을 키워드로 한 책은 약간 옛날 느낌이 난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이 책 역시 그렇다. 결론은 어떨지 일단 끝까지 읽어보기나 하자. 책 읽는데, 임뚱이 먹으라고 갖다준 베트남 과자, Enaak. 라면땅 같은 건데 맛있었다. 한국어로 과자 여기저기에 설명 적힌 것도 신기. 




-2018.12.14


일 얘기할 때 가장 잘 맞는 사람들. 친구도, 가족도 여기서처럼은 공감해주지 못한다. 얘기하다 보니 12시가 다 될 때까지 같이 있었다. 피자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사실 우리가 얘기했던 것들이, 우리가 생각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들도 아닌데, 왜 이렇게 열심히 얘기했지. 항상 열심히하지 말라면서, 제일 열심히함.ㅋㅋ 얘기하면서 좀 신기했던 게, 만들고 싶은 것들이 그려졌던 거. 최근의 나는 그리 하고 싶은 게 없는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었던 모양. 




-2018.12.15


토요일엔 이런저런 일이 있어 강릉에 갔다. 도착하자마자 아버님과 배드민턴을 쳤다. 배드민턴장엔 살면서 처음 가봤고, 아버님의 제대로 된 실력도 처음 봤고, 1:2 배드민턴도 처음이었다. 처음인 것들을 해서 그런가, 재밌었다. 자유자재로 방향과 힘을 조절하는 아버님은 진정한 고수. 임뚱하고 자세랑 여러 가지를 배웠으나 1도 따라가지 못한 거 같다. 1시간을 쳤는데, 다음 날이 된 지금 온몸을 누가 때린 듯 아프다. 운동부족을 여실히 느낌. 같이 배드민턴 치면서 들었던 생각은 나이가 들어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이 어떤 것이든 있는 게 좋고, 또 시간을 그만큼 들이면 확실히 어느 지점엔 이른다는 것. 재밌는 걸 찾자. 



같은 날, 저녁 임뚱 친구 언니가 하는 카페에 갔다. 예전엔 카페 준비중이라고 했었는데, 어느새 사장님이 되어 본인의 카페를 차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도 크고,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번듯했고, 커피도 맛있었다. 다 좋은데 제일 멋있는 건 착실하게 자신의 방향을 가꾸고 이뤄낸 것. 다른 곳에 한눈 팔지 않고, 오롯이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을 밀고 가는 자세. 엄청 멋있다. 



카페에서 합류한 사람들하고 같이 교동 택지의 이자카야를 갔다. 미리 예약해서 룸을 따로 받고, 코스가 하나씩 나오는 곳이었는데, 공간도 프라이빗해서 좋고, 음식도 (가격이 착해서) 우려했던 것보다 가성비가 좋았다. 샐러드, 회, 초밥, 튀김, 라면, 계란말이가 줄줄이로. 음식도 음식이지만, 강릉을 결혼하고 꽤 많이 갔는데, 교동 택지는 처음이라 신세계. 고즈넉하거나 소박한 곳만 있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활기넘치는 곳이 있는 줄 몰랐... 먹을 곳도 많고, 놀 것도 많아 보이고, 강릉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는 계기가 됐다. 



아직도 하루가 끝나지 않았다. 2차로 볼링펍. 밤인데도 대기를 해야 할 만큼 볼링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고, 기다리면서 농구도 하고, 맥주랑 음료도 마셨다. 각자의 실력은 얼마인지 몰랐는데, 결론적으로 사기꾼들의 시합이었던 걸로. 그래도 3점 차이로 이겼다. 볼링 n번째 하는데 이렇게 마지막까지 결과를 몰라서 쫄깃쫄깃한 시합은 처음이었다.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