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방송

방구석1열 30회 - 더 포스트 VS 스포트라이트

방구석1열 30회 - 더 포스트 VS 스포트라이트



최근에 몰아서 본 예능 중 하나는 <방구석1열>. 그동안은 채널을 돌리다가 나오면 보는 정도였는데, POOQ(푹)으로 원하는 걸 맘대로 볼 수 있게 되면서 뒤늦게 하나하나씩 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매력은 이름처럼 방구석에서 보는 것처럼 편안하다는 것. 그런 한편으로 되게 교양 있고, 전문적인 느낌이다. 그냥 재밌어서 보는 건데 지식이 플러스되는 느낌이랄까. 거기다 이미 봤던 영화일 땐 다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비하인드는 어떤 게 있는지 아는 것도 좋고, 몰랐을 땐 이런 명작이 있었구나, 하고 깨닫는 것도 좋다. (초창기 땐 1, 2부 형식으로 나뉘고 2부는 콩트였던 것 같은데, 없어져서 더 좋아진 듯). 



POOQ(푹)으로 다시보기 하면서 고른 30회는, 저널리즘을 다룬 영화 <더 포스트>와 <스포트라이트>가 주제였다. <스포트라이트>는 개봉 당시 극장에서 보고 너무 좋아했던 영화여서 여기서 다룬다니 또 보고 싶었고, <더 포스트>는 아직 보지 않았지만 <스포트라이트>와 같이 묶일 만한 영화라는 점에서 궁금증이 생겼다. 이날의 패널은 고정패널 변영주 감독, 윤종신, 장성규 그리고 게스트 임필성 감독, 신예리 기자, 이가혁 기자, 이재국 교수. 라인업만 봐도 쟁쟁해서 놓치기 아까운 회차 중 하나다. 


감독들이 보기에도 완성도 높은 수작으로 꼽는 이 두 영화 중 <스포트라이트>는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범죄를 보도한 '보스턴글로브' 기자들의 실화를 다룬 것이고, <더 포스트>는 정부 기밀문서를 세상에 폭로한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의 특종 보도 실화를 다뤘다. 두 작품 모두 실화. 



<스포트라이트>는 마크 러팔로, 레이첼 맥아담스 주연으로, 2016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 이력을 보고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영화관에 갔다가, 이런 영화를 놓치지 않고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게 얼마나 좋았던지. 부도덕한 성직자와 범죄를 당해도 쉽게 호소할 수 없는 약자들, 그리고 방관하는 지역민들의 이야기가 담담하지만 진지하게 그려낸다. 


<더 포스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할리우드 명배우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가 손 잡은 영화. 역대 대통령들이 숨겨온 베트남 전쟁의 비밀을 밝힌다는 이야기만으로도 주제가 뚜렷한데, 여기에 여성 차별이 심하던 당시 최초의 여성 발행인의 각성이라는 것도 잘 담겨져 있다. 



영화 이야기만으로도 꽉 찬 방송이었지만, 여기에 신예리 기자, 이가혁 기자, 그리고 이재국 교수의 언론 비하인드 이야기까지 더해져서 재밌었다. 트럼프와 언론의 갈등, 시민 취재를 할 때 기자의 자세, 세월호나 정유라 사건 등 뉴스로만 볼 때와는 또 다른 생생함이! <밤샘토론>을 6년째 진행하고 있다는 신예리 기자는 (그 방송을 보지 않으니) 처음 봤는데, 말투도 또렷하고, 겁나 똑부러지는 느낌. 같은 여자가 봐도 멋있었음. 


여기에 지지 않는 늘 좋은 변영주 감독. 영화를 보는 시선도 좋고, 이야기할 때 사람을 기분 좋게 배려하고, 가끔 자신도 내려놓으면서 웃음을 주는 태도도 멋지다. 이 프로그램에 정말 없어서는 안 될 1인. 단순히 시청자지만 이 프로그램과 감독, 배우들을 아끼는 느낌이 물씬 나서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