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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극한직업 -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공명, 이동휘

극한직업 -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공명, 이동휘



1월 23일에 개봉해서 벌써 천만 관객을 찍어버린 영화 <극한직업>. 명절 연휴 흥행 속도도 엄청 빠르고, <7번방의 선물> 이후 코미디 영화로는 6년 만에 천만을 찍은 영화란다. 완전 역대급 흥행중인데, 실은 처음 개봉했을 때만 해도 공짜 티켓이 생겼는데도 줄거리에 눈길도 주지 않을 만큼 별로 기대가 없었던 영화였다. 


일단 코미디 자체에 대한 불신이 첫째(코미디를 지향했음에도 그렇게 웃기는 영화가 좀처럼 없었다), 최근 잇따른 흥행 참패를 기록한 류승룡의 작품이라는 것이 둘째(개인적으로 '이 배우가 영화에 출연한다면 글쎄..' 싶은 배우가 있는데 장동건, 류승룡, 김명민, 하지원 등이 있다), 거기다 감독의 전작이 <스물>이라는 (보지는 않았지만 애매모호한 평을 받은) 영화라는 점이 그랬다. 이 외에도 솔직히 영화계의 A급이라고 칠 수 있는 배우가 딱히 없었던 것도 한몫하긴 했을 것이다. 




별 기대가 없었던 게 얼마나 확실하냐면, <극한직업>의 공짜 티켓이 생겼는데도 불구하고, 뒤로 미루고 <뺑반>을 먼저 관람하러 갔다는 게 그랬다. 하여간 기대가 별로 없었던 영화였는데, 설날 가족들하고 볼만한 영화가 요것 뿐이라 보러 갔는데 의외로 알찬 영화였다. 내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는 대개가 저급하거나, 유치하거나, 신파를 굳이 엮어서 100% 순도 웃음을 지향하기엔 항상 뭔가 부족했다(몇 개 괜찮았던 영화로는 <과속스캔들>, <써니> 정도가 있긴 하다). 




그런데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극한직업>은 의외로 너무 강했다. 보러 가기 전 주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쉴 틈 없이 터진다"고들 했지만, 괜한 과장이려니 했는데 정말이었다. 마약 전담반이 마약 조직단을 검거하려고 다 망해가는 치킨집을 인수했는데, 이게 또 하필 초대박이 나서 미친듯이 팔리고 방송에도 나갔다가, 그걸 계기로 마약 운반책이 됐다는 현실 가능성 제로의 이야기에, 허당인 줄 알았던 마약반 5명이 실은 맷집이 엄청 좋거나 왕년에 유도 선수였다거나 실은 좀비 같은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는 등의 설정은 너무 영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나 웃기는 것이다. 


그리고 류승룡, 진선규 배우는 원래 연기 잘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으니 그렇다 쳐도, 주연 배우 이하늬, 공명, 이대휘가 인생캐를 제대로 만났다 싶다. 연기를 이렇게 잘하는 사람들이었나 싶었고, 또 제대로 망가져야 하는 영화에서 제대로 자신을 놓아버렸다는 느낌을 받았다(특히 이하늬). 여기에 특별출연이라던 신하균과 오정세는 생각보다 분량도 많았고, 살짝살짝 나와도 존재감이 정말 쩔어주셨다.. 둘이서 왔다갔다 치는 대사도 재밌었고(못 살리면 완전 노잼인데), 각자 스타일링도 찰떡이어서 보는 맛이 있었다. 




누군가는 너무 가볍다고 그러기도 하지만, 웃기려고 작정하고 만든 영화가 제대로 웃겼으니 된 거 아닌가 싶다. 최근에 극장 독과점이 많아서 그런가, 영화를 보는 관객이 들은 것인가 천만 영화가 꽤 많아졌는데 그중에서 좀 인정. 작품성은 몰라도 나중에 다시 보더라도 재밌게 볼 것 같은 영화. 나는 이렇게 역대급 찬양 리뷰를 쓰고 있긴 한데, 엄빠나 시부모님은 그냥 그랬다고. 아무래도 젊은 쪽 취향이 아닌가 싶긴 함. 


개인적으로는 웃기는 것도 웃기는 거지만, 병맛이라 앞으로 어떻게 마약 조직을 잡아들일 것인가도 궁금했었고, 치킨집이 배경이다 보니 중간중간 등장하는 치킨의 존재감+영상미도 좋았다 싶다('배달의 민족'이 광고를 했을 때 단순히 치킨을 튀기는 영상만으로 CF를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다던 그 마케팅이 생각나, 치킨이 대센데 그걸 이렇게 상업적으로 잘 버무렸네, 하는 생각도 했더랬다). 여튼 재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