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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위대한 개츠비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캐리 멀리건, 토비 맥과이어

위대한 개츠비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캐리 멀리건, 토비 맥과이어


넷플릭스의 인기는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월정액을 내야 한다는 것도 걸렸지만, POOQ(푹) 티비를 이용해보면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에 빠져 시간을 온통 영상을 보는 데에 다 쓰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왠지 여기에 넷플릭스까지 보태기를 하면 큰일이 날 것 같아서 손 대지 않도록 자제중이었다. 아예 처음부터 접근 금지


근데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인기가 되다 보니 어떤 플랫폼인지 정도는 알아야 될 것 같은 상태가 되었다. 일단 한 달만 이용해보자 싶어 봤더니,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까지 두루두루 있었다. 시작한 김에 영화나 보려고 목록을 훑다가 <위대한 개츠비>가 눈에 띄었고 보게 되었다(여기까지가 넷플릭스 개시부터 위대한 개츠비를 보게 된 긴긴 이야기).

 



<위대한 개츠비>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이 원작이다.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남자의 집요한 사랑에 의한 말로를 통해 당대 미국인의 꿈과 부에 대해 날카롭게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는 초반 결혼 후 남편의 외도로 괴로워하는 데이지와 그녀의 사촌 닉 캐러웨이를 보여준다. 부와 명예를 거머쥔 사촌이지만, 불행해보이는 결혼 생활에 닉 캐러웨이는 그녀가 안타까울 뿐이다. 




한편, 그의 이웃집에는 기이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호화로운 저택에 사는 그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고, 옥스퍼드를 나왔다고 알려진 베일에 싸인 인물. 그는 어떻게 모았는지 모를 막대한 부로, 셀럽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었는데, 어느 날 닉 캐러웨이는 그의 초대를 받는다. 아무런 일면식도 없는 터라 늙고 뚱뚱한 전형적인 부자 남성을 떠올렸으나, 실제로 만난 파티 주최자, 개츠비는 근사한 미소를 짓는 젊은 신사였다. 


그날의 만남 이후 개츠비와 우정을 쌓아간 닉은, 개츠비가 자신의 사촌 데이지와 옛 연인 사이였음을 알게 된다. 그 둘은 한때 사랑했지만, 데이지는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개츠비를 버리고 부유한 톰과 결혼을 해버린다. 그 후 5년, 부유해졌지만 옛 사랑을 못 잊는 개츠비와 남편의 외도로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는 사촌을 위해 닉은 만남의 자리를 만든다.  




재회한 두 사람은 옛 감정이 되살아난다. 개츠비는 그녀에게 "톰을 처음부터 사랑한 적이 없었던 것"이라며,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기 시작하고, 과거로 관계를 되돌리려 한다. 하지만 그가 좋으면서도, 자신이 누리는 모든 것을 놓을 의지가 없는 데이지는 계속해서 망설인다. 이후 둘의 관계를 눈치챈 데이지의 남편 톰이 개츠비의 미천한 신분과 옥스퍼드와 막대한 부를 조롱하지만, 그때도 크게 저항하지 못한다(둘이서 차를 타긴 하지만, 제대로 끝맺음은 아님). 



한편 데이지를 만나기 위해 개츠비가 열었던 성대한 파티는 점차 사라지고, 비밀의 싸여 있던 개츠비의 실체도 조금씩 벗겨진다. 그의 부는 위태로웠고, 그의 전체를 뒤흔들었던 한 여자 데이지도 갖지 못했고, 이런 와중에 교통사고까지 발생한다. 끝까지 데이지의 안위만을 걱정하던 그였지만, 남편 톰의 입방정으로 총에 맞고, 죽는다. 


한없이 사랑 하나만 바라본 개츠비의 비참한 죽음. 그리고 이어지는 쓸쓸한 장례식을 닉은 전부 목도하게 된다. 개츠비가 열었던 파티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한 명도 오질 않았으며, 데이지(=나쁜 년) 역시 전화를 받지 않고, 남편 톰과 떠나버린다.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불법으로라도 부를 축적하려 했던 개츠비의 끝은 잔인할 만큼 공허하다. 이에 환멸을 느낀 닉은 동부를 떠나 서부로 향한다.     




리뷰라고 하면서 줄거리로 글을 꽉 채워버렸다. 이야기의 하나하나가 중요해서 뭐라도 빠뜨리면 안 될 것 같아서. 한 여인에 대한 집요한 사랑이 어떤 비극을 초래하는지 너무나도 잘 그려냈고, 그래서 더 슬프고, 아름다웠던 영화였다.  


처음엔 소설이나 영화나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얼굴이나 보자는 생각으로 봤다(토비 맥과이어까지 나올 줄 모름). 하지만 초반 서사가 너무 길어서 그런가, 지루했다. 아카데미 미술상과 의상상을 받을 만큼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았는데도 말이다(멋지긴 정말 멋짐). 그런데 개츠비의 의도가 드러나면서부터 몰입도가 확 높아졌다. 대체 저 두 사람의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이고, 닉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하고. 


결말에 이르러 총에 맞고 쓰러지는 개츠비를 보면서는 그 안타까운 감정이 전해져서 미어졌다.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되찾기 위해 맞은편에 집을 사고, 주기적으로 파티를 열고, 누군가의 하수인이 되고, 삶을 점차 잃어가는.. ㅜㅜㅜ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디카프리오의 눈이 너무 슬퍼서 좀처럼 여운이 가시질 않았다.ㅠㅠㅠㅠㅠㅠㅠ 아련하고, 신사답고.. 디카프리오 개츠비 역할 찰떡.. 유부녀와 불륜 곱씹으면 막장 오브 막장이지만, 볼만했다. 


토비 맥과이어의 차분한 연기도 너무 좋았다. 스파이더맨만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닉 캐러웨이 쪽이 더 생각날지 모르겠다. 



+사실 고전 소설은 시대 배경이 안 맞아 읽기가 너무 힘들다. 쉽게 그 배경을 떠올릴 수가 없으니까. 그래서 책을 사놓고도 집에 처박아 둔다. 위대한 개츠비 역시 사놓고, 앞 장만 펼쳤다 덮었다 대체 몇 번을 그랬나. 그런데 아무래도 영화 때문에 조만간 읽을 것 같다. 데이지가 얼마나 나쁜 년인지 제대로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