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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드

일드 | 모래탑 - 칸노 미호, 이와타 타카노리, 마츠시마 나나코

모래탑 ~너무 잘 아는 이웃~ (砂の塔〜知りすぎた隣人~)


편성 | 일본 TBS, 2016.10.14~2016.12.16(10부작)

출연 | 칸노 미호, 이와타 타카노리, 마츠시마 나나코 

줄거리 | 그토록 동경하던 호화로운 맨션에 이사 온 평범한 가족들과 섬뜩하면서도 무서운 이웃들 사이에 벌어지는 연속 유괴 사건을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



넷플릭스를 보기 전, POOQ(푹)을 주로 이용하고 있을 때 한창 일드를 팠다. 그때 보게 된 게 <모래탑>. 웬만큼 좋아하는 배우들 것은 거의 본 것 같고, 더 이상 볼 것도 없는 것 같다 싶을 때 만난 강 같은 드라마. <꺾이지 않는 여자>에서 처음 봤던 (사카이 마사토의 아내) 칸노 미호와 <가정부 미타> 등등 히트작이 많은 (소리마치 타카시의 아내) 마츠시마 나나코가 주연을 맡았다. 둘 다 좋아하는 배우여서 이 드라마를 찾고 얼마나 좋았는지.


거기다 이 드라마로 '이와타 타카노리'라는 매력적인 배우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그룹 에그자일에 속한 가수이기도 한데, 가수 쪽은 약간 취향이 아니지만 연기는 제법 자연스럽고, 웃을 때 그 선한 느낌이 맘에 든다. 특히 연상녀를 연모하는, 사연 있는 연하남의 역할이 너무 잘 어울렸다. 원래 연하남 이런 컨셉 별로 안 좋아하는데. ㅠㅠ




<모래탑>은 부제가 '너무 잘 아는 이웃'이라는 뭔가 쎄한 제목이 붙은 것처럼, 소름 돋는 이웃들간의 서스펜스를 담아냈다. 헐값에 호화 맨션에 입주하게 된 아키(칸노 미호). 그런데 이 맨션은 이웃들이 저층과 고층을 나눠 차별을 하고, 집앞에 잠깐 나올 때도 차려 입고, 어른들의 세계가 아이의 세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일본 특유의 '이지메, 민폐' 같은 문화가 만연해 있는 곳이었다. 더구나 이 맨션과 별개로 세상엔 어린이 유괴 사건이 벌어져 흉흉한 상황.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아키에게 다가온 유미코(마츠시마 나나코). 그녀는 꽃꽂이에 숨긴 몰래카메라로 이웃집을 들여다보고 있는 인물로, 수상하게 엄마인 아키를 지켜본다. 그리고 아키가 엄마답지 못한 행동을 할 때마다 그녀를 시험하고, 그녀의 아이들과 교묘히 접촉하기도 한다. 행복했던 가정은 이 맨션에 온 순간부터 조금씩 균열이 일고, 유미코의 속셈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이 맨션에서 그나마 그녀를 이해해주고, 도와주는 인물인 前 아키의 고향 후배, 現 아키의 딸 소라의 체조 선생님 우부카타. 그는 매번 아키를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위로와 도움을 준다. 




그렇게 둘이 가까워지고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 때마다 유미코 등장. 몰래카메라로 다 보고 있었으면서 "손님이 있었군요?"라면서 시치미 떼고, 엄마의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시험중. 아키와 우부카타가 가까워지면서 이상한 소문이 돌자 착했던 아들도, 삐딱선을 타기 시작하고.  




조금 마음이 진정됐다 싶으면, 이웃 사람들의 괴롭힘. 단톡방 같은 곳에 초대해놓고, 아키네만 빼놓고 놀러 간 것 자랑중. 




친절하게 대해주고 '친구'라며 의지하랠 땐 언제고, 조금씩 태도가 돌변하는 유미코. 너무 미스터리한 인물로 나와서 '유괴범'인가, 하고 작가가 의도한 대로 넘어가버린 나. 하지만 그녀의 비밀은 유괴범이 아니라, 아키의 아들인 카즈키의 친엄마였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비극의 여성이었다는 점이 드러나고부터 후반에 긍정적인 인물로 그리려 엄청 어필했지만, 초반의 몰카는 아무래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 그 가족을 인정해주지만 자기 가족 외에 휘말린 다른 사람들은 또 뭐냔 말이야. ㅜㅜ



이 드라마에서 홀딱 반해버린 이와타 타카노리. 일본의 여자연예인을 좋아하긴 쉽지만, 남자는 정말 쉽게 빠지지 않는데, 이 드라마에서 건진 수확(웃을 때 정말 환하게 웃어서 좋더라). 처음엔 연상녀를 좋아하는 그저 착하고, 여린 연하남 정도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놈이 유괴범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엄마가 했다는 게 맞지만. 비뚤어진 모자 관계를 끊지 못하고 결국 죄를 함께 떠안아버린 안타까운 역할. 자신의 슬픈 결말을 아는 것처럼 뭔가 웃어도 슬픈 그런 느낌이 가득했었다. ㅠㅠㅠ (근데 예능 나와서 가수 활동 하는 것 보면 이 이미지랑 너무 달라서 놀라움)




일드를 보다 보면 나오는 '이웃간 괴롭힘, 불화'가 이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한다. 거기다 여성 인권이 우리나라보다 못한 일본에서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장면도 자주 나온다. '엄마가 집에서 뭐했냐'라든가, 뭔가 여자만 집안일, 육아를 온전히 떠안아야 된다는 느낌. 남편의 서운한 말에 대해서도 크게 반박을 못하는 편. 아키라는 캐릭터 자체가 유약한 모습이 자주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캐릭터만의 문제라고 보기엔.. 일드에서 너무 많이 봄. 


그런 것이 좀 답답해보인다는 게 이 드라마의 단점이고, 나머지 하나는 유미코의 개연성 없는 행동이랄까. 이런 일이 실제 있겠는가 따지고 보면 보기 힘든 드라마지만, 감안하고 보면 그런 대로 긴장감이 있어 서스펜스 드라마로는 괜찮은 편. 




의도하진 않은 캡처인데 어쩌다 보니 유키의 남편과 썸남. 하지만 썸남이 너무 세고요. 이와타 타카노리의 매력에 빠져서 <모래탑> 리뷰라기보다 타카노리 찬양에 가까운 글이 되어버렸... 


하지만 엄연히 주인공은 칸노 미호와 마츠시마 나나코. 마츠시마 나나코가 비중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오히려 칸노 미호가 중심. 이렇게 비중을 짜도 마츠시마 나나코는 괜찮았던 걸까, 싶을 정도였다. 칸노 미호는 사진으로만 볼 때는 그렇게 이쁜지 모르겠는데, 영상으로 보면 매력이 확실한 것 같다. 나이가 있는데도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왜 일본에서 인기인지 알겠다. 알고 보면 딱 연예인. 마츠시마 나나코에 대한 언급이 적은데, 워낙 대단해서 말해 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