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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영화

《캡틴 마블》 - 브리 라슨, 사무엘 L. 잭슨, 벤 멘델슨, 주드 로

《캡틴 마블》 - 브리 라슨, 사무엘 L. 잭슨, 벤 멘델슨, 주드 로



어벤져스 4를 열심히 기다리고 있는 사이, '위기에 빠진 어벤져스의 희망'이라는 여성 히어로 <캡틴 마블> 영화가 개봉했다. 3월 6일에 개봉했으니 3주가 접어드는데, 여전히 예매율 2위에 벌써 관객도 500만이나 넘었다. 초반엔 아니, 지금도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페미 영화'라는 프레임 때문에 생각보다는 체감상 흥행이 그리 크지는 않은 느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의 편향된 페미니즘이라기보다는 진정한 남녀평등에 가까운, 좀 더 성숙한 문화를 위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이것도 굳이 그런 프레임으로 보려고 했을 때 그렇다는 거지, 그저 히어로물로 봤다면 별 생각없이 지나갔을 것 같다. 같이 봤던 임뚱도 심하다길래 얼마나 그런가 싶었는데, 잘 모르겠다고.

 



처음 보는 브리 라슨이라는 배우가 '캡틴 마블=캐럴 댄버스' 역을 맡았다. 

과거의 기억을 잃고 크리족 전사로 살아가던 그녀는, 적인 스크럴 종족을 없애기 위해 지구로 오게 된다. 그곳에서 쉴드 요원 닉 퓨리(사무엘 L. 잭슨)를 만나고, 팀을 이룬다. 그와 함께 있는 동안 자신이 과거에 공군 파일럿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그녀가 존경했던 웬디 로슨 박사(아네트 베닝)의 행방을 좇는다. 그러면서 옛 친구인 마리아 램보(라샤나 린치)와도 만난다. 


한편, 기억의 조각을 맞춰나가면서 우여곡절 끝에 대치하게 된 스크럴 종족의 리더 탈로스(벤 멘델슨)는 오히려 자신들의 집을 빼앗은 게 크리족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들 사이의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 웬디 로슨 박사가 스크럴 종족을 위해 공간을 마련해줬다는 것도 밝힌다. 그제야 자신이 욘-로그(주드 로)를 비롯한 크리족에 의해 이용됐다는 걸 알게 되고, 더 이상 휘둘리지 않는 자신의 길을 걷기로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자신을 속여온 욘-로그를 한 대 치면서 "너에게 증명할 것은 없어"라고 하던 것. 그러게 뭘 자꾸 증명하래.. 속이 시원하면서, 한때 넘나 멋진 남자였던 주드 로가 시간이 지나니 이런 역도 맡는 구나, 하고 세월을 통감. 




스크럴 종족은 타인의 모습을 모방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평소엔 사진처럼 녹색 얼굴을 하고 있다. 빌런 치고는(사실 빌런도 아니었던) 정이 넘치고, 순수했던 느낌. 그런데 반전을 기대했던 것인지 처음에 집을 빼앗겼다는 이야길 했을 때 캐럴을 낚는 줄. 녹색의 특수분장(?)은 지금은 그럭저럭 괜찮게 넘어가도 몇 년이 지나면 너무 촌스러워질 것 같은 느낌이.. ㅜㅜ 마스크 같아. (거기다 캡틴 마블 눈에서 레이저 같은 것 나오는 것 임성한 작가 <신기생뎐> 캡처가 자꾸 떠오름..)


누군가 고양이 구스에 관해선 이 캐릭터의 존재감이 80%는 먹고 들어갔다고 했는데, 영화를 보니까 왜 그렇게 이야기했는지 알겠더라는. 이렇게 귀여운데! 


주인공 브리 라슨은 잘 모르는 배우라 확실히 잘 아는 '스칼렛 요한슨' 같은 배우보다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덜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역시 미국에서 멋지다고 생각하는 여성상은 당당하고, 건강한 느낌의 여성이라는 걸 매우 실감했다. 아직은 낯설어서 다른 어벤져스 히어로들에 비해 개인적인 호감은 애매하지만, 어벤져스 4를 보고 나면 이것도 달라질 것 같다.  


영화는 강추까지는 아니고, 마블 시리즈니까 어벤져스 4 보기 전에 보면 좋겠다 싶은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