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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출판일상

[편집자노트] 디지털북페어(2015), 인천 송도 방문기

[편집자노트] 디지털북페어(2015), 인천 송도 방문기

 

 

디지털북페어를 가려고 출근하고 얼마 안 있어 회사 컴퓨터를 바로 껐다. 그리고, 책을 싣고 차로 이동했다. 이번 북페어는 킨텍스에서 열렸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엔 인천 송도에서 열렸다. 서울에서 열렸을 땐 직원들이 전부 거기로 출근해서 며칠간 홍보도 하고 했었는데, 이번엔 서울에서 열리는 게 아니라 우리 책하고 홍보책자 정도만 가볍게 나눠주기 위해 부스는 따로 없이 갔다. 가기 전에 파주 책 창고에 들러 필요했던 책들도 챙겨 왔다. 간만에 갔던 창고.

 

 

몇 시간인가 달려 인천 송도에 도착했다. 디지털북페어는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렸다. 인천시에서 지정한 우수 건축상도 받았다는 최신식 건물이었다. 디지털북페어와 함께 그 옆에선 인천국제아동교육도서전도 열렸다. 사람이 별로 없으리라는 생각은 했지만 정말 별로 없었다. 그나마 아동도서쪽에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엄마들이 좀 있었다. 북페어 자체가 열리는 줄은 출판사에서 일하는 나도 몰랐으니, 일반 독자는 더했겠다 싶을 정도로 홍보가 안 됐고, 서울이 아닌 곳에서 열리는 것도 그랬고, 평일이었으니 더 그랬을 것 같다.

 

 

한 것도 없는데, 인천까지 오니 곧 점심이었다. 대표님이 '커피 마실래?'라고 물어서 거부 안 하고 커피까지 얻어마셨다. 그 건물 안에 있는 카페였는데, 카페모카가 맛있었다. 책도 책장에 꽂혀 있길래 우리 책도 넣어뒀고, 그곳에 꽂힌 옛날 책(<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판, <창작과 비평> 전집 등)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도 했다.  

 


점심 먹고 다시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은 나른나른했다. 그렇게 무심히 차창 밖을 보는데, 구름이 얼굴까지 떨어질 것처럼 아주 크게, 그리고 아주 예쁘게 있었다. 나른함도 잊고서 ㅇㅈ씨랑 사진이며, 동영상이며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최근 들어 이렇게 예쁜 하늘을 본 기억은 없었다. 마치 모네의 그림을 보는 것 같았다. 하늘만이 아니라 곳곳에 있는 단풍들도 어김없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이 수능인데도 으레 있던 한파는 없이, 고요하기 그지없는 가을이었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심정이었다. 가을가을한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