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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마카오, 리스보아호텔 긴쇼아갈레라(Guincho a Galera)

마카오, 리스보아호텔 긴쇼아갈레라

(Guincho a Galera)

 

 

| 럭셔리한 긴쇼아갈레라 외관

 

그랜드 리스보아행 셔틀버스를 타고, 걸어걸어서 도착한 리스보아호텔. 홍콩섬에서 마카오까지 이동하고 하니 12시쯤이라 세나도 광장에 가기 전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식사는 리스보아호텔 내에 있는 포르투갈 레스토랑, 긴쇼아갈레라(Guincho a Galera).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아 건축양식이나 식문화가 남아 있단다. 호텔 레스토랑이라 그런지 외관부터 근사하다.

 

| 긴쇼아갈레라 내부

 

사실 이곳은 가이드북에 실린 것을 보고서 들렀다. 홍콩에 가기 전에 홍콩음식이 맞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혹시 내가 그럴까봐 리스트업한 곳이다(하지만 홍콩음식 잘만 먹었다). 호텔 레스토랑에 오면서 럭셔리함에 살짝 당황했다. 이런 곳이 당연했을 텐데 왜 아무 생각도 못했지? 얼마나 생각없이 왔냐면, 임뚱의 복장은 반팔, 반바지차림이었다. 드레스코드를 맞춰야 했기 때문에 직원이 가져다준 긴바지로 갈아 입어야 했다. 손님은 적당히 곳곳에 자리해 있었고, 다들 여유롭게 맛을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 테이블 가득 식전 빵

 

안내 받은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부터 고난이었다. 그동안의 식당에선 메뉴를 보고, 'this please'면 끝이었는데, 여긴 좀 더 대화가 길 수밖에 없었다. 코스요리랑 와인을 곁들이는 걸 골랐더니, 이것저것 질문을 받았다(와인은 언제 먹을 것이며, 어떤 걸 먹겠으며 등). 본의 아니게 리스닝. 그래도 '팔겠다는' 마음과 '먹겠다는' 마음이 있으니 마무리가 됐다. 식전 빵부터 나왔는데 3종류였다. 부드러운 바나나식빵, 딱딱한 빵 2개.. 이름은 몰라도 맛은 진짜 훌륭했다. 치즈를 싫어하는데도 같이 먹으니 맛있었다. 딱딱한 빵은 먹기엔 힘들었지만, 지금도 생각난다(특히 빵에 베이컨?이 박혀 있는 게 짭조름하니 좋았다).   

 

| 전채요리

 

식전 빵을 먹고 있다가 전채요리가 등장했다. 홍합하고, 햄, 올리브, 야채쌈(?)이었다. 맛은 엄청 맛있는 수준은 아니고, 부드럽고, 먹을 만하다는 느낌이었다. 이곳은 포르투갈에서 미슐랭에서 별 하나를 받은 곳인데, 마카오에 지점을 냈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 정도 수준의 식사는 아니었던 것 같아서 다소 미슐랭 입맛이 나와 같은지에 의문이 생겼다(미슐랭은 맛집을 소개한 프랑스의 권위 있는 가이드북인데, 때로는 프랑스인들의 입맛에만 맞는 음식이 별을 받는다며 비판도 있다).    

 

| 메인요리와 디저트

 

메인요리 전에도 또 한 차례 전채요리(푸아그라랑 토마토주스)가 나오는데, 푸아그라를 먹어봤다는 것에 의의를 가졌을 뿐이다(퍽퍽하다). 이후의 메인요리는 치킨으로 골랐다. 포르투갈 음식이 어떤 식인지 알 수 없어 제일 무난한 닭으로 결정. 임뚱은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며 양고기를 골랐는데, 역시나 치킨이 옳았다. 치킨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통감자와 콩, 방울토마토가 곁들여 있었다. 맛있었지만 내가 알고 있는 맛 그 이상은 아니었다.

메인 식사가 끝나고 후식으로 커피를 골랐고, 직원이 조각케이크와 타르트 등 디저트가 가득 담긴 수레를 끌고 와 2가지씩 고르라 했다. 맛에 대한 설명도 해줬는데, 못 알아들어도 그냥 맘에 드는 걸로 골랐다(직원도 신입인지 디저트에 대해 통달한 것 같진 않았다. 귀여웠다). 양은 많지 않았던 거 같은데 찔끔찔끔 주니까 배가 엄청 불러서 사실 디저트는 손도 못댔다. 아깝게도.

 

 

마지막에 나오면서도 계속 카메라를 쥐었다. 화장실도, 외관도 둘다 럭셔리했다. 우리가 묵은 숙소보다 훨씬.

런치 타임에 와서 2코스요리 하나와 와인페어링2코스 하나 하니까 HK$900 정도였다(생수 2병 값과 부가세 포함 ㅠㅠ). 약 13만원 정도였는데, 여행지에선 돈 걱정 안 하고 맛있는 걸 먹는다는 생각이라 아깝진 않다. 언제 이런 거 먹느냐 싶고. 분위기에 쫄고, 영어에 쫄았지만 친절하게 해줬던 직원들도 기억에 남는다.

 

 

레스토랑에서 나오니 로비가 번쩍번쩍. 샹들리에가 빛나고, 바닥은 미끈미끈하고, 그 옆에 알 수 없는 전시품들도 진열되어 있다. 이곳을 나와 우리는 천천히 세나도 광장으로 향했다.

 

 

Access 리스보아 호텔 3층(그랜드 리스보아 호텔 아님)
Open 런치 12:00~14:30, 디너 18:30~22:30
Web www.hotelisboa.com/dining-guincho_a_galera-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