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시간에서 자유로운 인생 1인기업》 : 이승준, 유지은
재미를 느낄 수 없는 나날이 계속되어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고민이 많았다. 크게는 소규모 출판에 도전해볼지, 여행을 훌쩍 떠나버려야 할지, 아니면 워킹홀리데이로 사회경험을 더 쌓아야 할지 말이다. 그러다 네이버 책문화에 사전연재를 하던 '1인 기업'에 관한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사전 연재를 읽으면서 내용이 그럴 듯해보였고, 네이버 카페인 '1인 기업가들의 공부방' 이른바 일기공의 운영자와, 출판컨설턴트가 썼다는 데에 관심이 갔다. 더불어 온라인 서점에서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고, 오프라인서점에 들러 잠깐 훑어본 이 책에 '허핑턴 포스트'를 비롯한 비교적 최근의 기업들의 예시들이 있어서 알고 싶었다. 그렇게 책을 구입했는데, 정말이지 실망스러웠다.
나의 실망은 1장을 읽었을 때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청년기업가와 워킹맘 필자가 챕터를 반을 나눠 각각 서술한다고 쓰여 있는데, 읽다보면 중간 중간 각 필자가 튀어 나온다. 왜 갑자기 이 사람이 나오지? 싶은 느낌. 게다가 1인 기업들이 어떠한 경로로 기업을 세우고, 마케팅 기법을 행하며, 일정을 어떻게 조율하는지, 세금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좀 더 상세하게 알고 싶었으나 그런 자세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저 "1인 기업을 하면 성공함, 인생이 달라짐, 돈도 벌 수 있고, 자유롭고 그래서 좋아, 성공하고 싶으면 1인 기업 해야 돼" 이런 식이다. 이런 류의 실상은 없고, 환상만 부추기는 글을 읽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저자의 경험담이 주로 있는데, 청년사업가 필자는 달랑 9만원을 가지고 온라인 판매를 해서 갑자기 성공했다고 하는데 성공의 자세한 과정은 없다. 워킹맘 필자의 경우 1인 기업가라기보다 일반 프리랜서의 느낌이 더 강한 것 같았다. 특히 일이 출판업이라 그런지 책을 쓰라고 독자들에게 권하는데, 기가 막혔다. "글을 잘 쓰지 못해도 책 쓰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편집자가 있는데 개떡같이 써도 찰떡같이 바꿔준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도 네이버 검사기로 하면 된다"는 내용이 있었다. 누구나 책을 쓰는 시대가 맞으나 글을 쓰는 사람은 어느 정도의 책임의식은 있어야 한다. 아무렴 작간데. 개떡같은 글을 바꿔주는 편집자의 입장은 또 어떤가. 책을 써서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화 하라는 말은 이해가 가나, 너무 답답했다. 이런 식으론 양질의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없다.
읽으면서 또 하나, 청년기업가는 네이버 카페를 홍보하는 것 같고, 워킹맘 필자는 책을 쓰라고 자신의 일을 홍보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마케팅의 활로도 그저 블로그, 인터넷 카페, 페이스북 등을 이용하라 정도지, 어떤 방법으로, 타깃은 어떻게 설정하며, 어떤 효과가 있는지 구체적이지 않다.
혹시나 1인 기업을 해볼까 해서 동기부여를 얻고 싶은 이가 있다면 그것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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