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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오픈캐스트 종료

오픈캐스트 종료

 

네이버 블로그를 하다 티스토리를 옮긴 지 1년. 네이버에서 터를 옮겼기 때문에 검색 유입 및 방문자수는 현저히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스토리가 더 좋았던 건 광고덧글이 덕지덕지 붙지 않는다는 것, 쓸데 없는 덧글 잡담이 필요 없다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한데 수익이 높다는 것. 아, 수익이 아주 높다는 건 아니고 네이버 애드포스트에 비해 구글과 연동한 애드센스가 더 높다는 말이다. 그 수익의 팔할은 네이버 오픈캐스트 시스템이었다.   

 

오픈캐스트는 블로거가 포스팅을 주제에 맞게 묶어서 발행하면, 네이버 메인에 노출되는 시스템이다. 파워블로거가 아닌 일반 블로거가 포털 사이트 메인에 오르기란 어려운 일인데, 그나마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었다. 약 1천 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고, 나도 티스토리로 옮긴 이후로 비정기적이긴 해도 일주일에 1회 정도는 발행해왔다. 그런데 이제 네이버 홈에서 오픈캐스트는 사라진다.

 

그 이유를 네이버 담당자는 이렇게 말한다. "PC보다 모바일에서 더 많은 정보 소비가 일어나고, 최근에는 메인에 노출할 캐스트의 수도 부족했다"고. 이건 인정. 나도 캐스트를 발행하면서 '맨날 오르는 사람만 오르네', '이런 것도 메인에 오를 감인가' 싶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픈캐스트는 PC버전에서만 볼 수 있어서 운영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찾아볼 수 없었다. PC버전에만 있다 해도 사실 이 기능을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모바일에서 오픈캐스트를 볼 수 있게 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지만 고작 1천 명을 위해 애쓰지 않으려나. 

 

블로그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글이 읽히는 것. 그렇게 하려면 오픈캐스트가 종료되는 이 시점에서 새로운 제2미디어를 찾아야 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다음 브런치 정도다. 개인적으론 '책'을 주제로 가고 싶은데 인스타그램은 스타가 아닌 이상 결집시키기엔 부족한 SNS고, 페이스북도 점차 광고로 얼룩지는 느낌이다. 네이버 포스트는 이미 스타에디터 몇몇 혹은 기업(출판사)이 자리를 꿰찼다. 브런치는 제대로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엄숙한 느낌이다. 결국, 새로운 제2미디어의 모색은 갈 길이 멀다. 한편, 포털사이트 메인에서 일반 블로거들의 고정적인 자리가 없어진다면 앞으로 들어 앉게 될 글들은 '광고'나 다름 없는 기업의 목소리 아닐까 싶다. 갑자기 무시무시한 생각이 나서 무서워졌다. 이건 다른 얘기지만 '책' 오픈캐스트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건 정말이지 사람들이 책엔 관심이 없구나 라는 것. 책의 미래나 블로그의 미래나 참 걱정이다.

 

 

| 8년을 이어오던 오픈캐스트가 9월 30일자로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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