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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좋아서 하는 일본어

좋아서 하는 일본어



몇 개월 전부터 다시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일본어학원인데, 처음엔 가볍게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드라마 수업을 골랐다. 3편의 드라마를 보고 났더니, 12월 시험을 목표로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n1을 목표로 하는 중. 붙으면 좋겠지만 사실 떨어져도 상관없다. 지금은 그저 일요일마다 수업 듣는 게 재미있다. 내가 잘못 알았던 것들을 재배열하고, 배우면서 몰랐던 것들이 연결되는 느낌을 즐기고 있다.


일본어를 시작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이렇게 말하면 보통 일본어를 꽤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학원에 처음 들어가면 얼마나 공부했냐고 묻는데, 그럴 땐 공부한 지 얼마 안 된 척을 한다. 10년이나 공부한 사람의 실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해야 했을 때 조금씩 끄적였을 뿐이고, 영화나 드라마, 애니에 빠져서 미친 듯이 파고 든 스타일은 아니었다. 언어는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내가 공부를 할 땐 그 주기가 있었던 것 같다. 간만에 일본어 좀 해볼까? 하는. 시험을 보는 것도 거의 1년, 2년의 간격이다. 새해가 되면 '외국어공부'를 적어두는 것처럼 너무 놀았다 싶으면 일본어로 돌아가곤 한 것이다.


최근엔 조금 후회되는 일이, 대학교 때 이 같은 마음으로 일본어를 했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것.

그땐 나름 전공이었는데도, 크게 관심이 없었다. 어렸을 적부터 일본어를 했던 동기, 연수는 기본으로 갔다온 사람들 틈에서 '난 안 될 거야'라는 마음이 너무 컸어서 빨리 그만둬야지 싶었다. 일본문학과 작가들, 문법, 문화수업 등을 들을 기회도 많았는데, 그땐 해야 하니까 했을 뿐 즐기진 못했다. 지금 다시 그 수업을 들으면 정말 좋아서 들을 텐데.


지금은 좋아서 하는 거라 못해도 괜찮다. 늦잠을 무지 좋아하는 내가 일요일에 일찍 학원으로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지각도 한 번 안 하고, 숙제도 꼬박꼬박 해간다. 다행히 이번에 만난 선생님도 너무 좋다. 문법적으로 확실히 정리가 된 스타일이라서 '그냥 원래 그렇다'거나 '외우세요'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이런 꼼꼼한 수업은 처음이다. 남은 시험일까지 바짝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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