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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 루스 웨어

《인 어 다크, 다크 우드》 : 루스 웨어

 

 

서점에 갈 때마다 어두운 숲, 그리고 빨간 글자가 눈길을 끌었던 책이다. 진짜 잘 뽑았다 라는 생각이 드는 표지. 게다가 리즈 위더스푼의 추천사까지 곁들여져 있으니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자꾸 눈에 밟혀서 사야 하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마침 후배가 먼저 산 덕분에 빌려 읽었다.

 

내용은 결혼을 앞둔 친구(10년 전 연락이 끊겼지만)의 싱글파티에 초대되어 시골 별장에 가게 되는 주인공, 그리고 그곳에 모인 이들과의 신경전, 마지막날 밤에 벌어지는 총격사건 그리고 숨겨진 비밀 들이다. 마치 추리소설이라면 꼭 이래야 한다는 법칙처럼 흔한 요소(광란의 파티, 도시와 떨어진 공간, 연락불가, 문제 있는 관계 등)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전부 갖추고 있다. 덕분에 쉽고, 자극적이라 빨리 읽히지만, 다소 뻔하다는 느낌이 든다. (책에는 편집자가 작가에게 아이디어를 줬다는 후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그래서 그런가 싶기도 했다)

 

 

<인 어 다크, 다크 우드>는 루스 웨어의 처녀작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호평을 받아 30개국 이상에 번역되었다. 더욱이 영화화 될 예정이라고까지 하니 신인답지 않은 소설이라고 출판사에선 홍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신인이 쓴 것 같네'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만 트릭이라든가 반전을 맞추는 감은 떨어지는 편이고, 작가가 써놓은 글을 보고서 나중에 '아아...!'하고 깨닫는 경우 좀 더 많다. 그치만 아쉽게도 이번 소설은 중반부터 휴대폰 트릭부터, 결말까지 예측이 되었다. 결말까지 다 읽은 후엔 속시원함보다 허무함이 좀 더 크게 밀려들었다. 게다가 몇몇 장면(병원에서 택시를 잡아탄 장면 등)은 굳이 없애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결말에 닿기까지 너무 버벅대는 느낌이었고(독자는 이미 답을 아는데, 주인공만 모르는!), 글의 호흡도 문장이 짧은 게 많아서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다. ~다. ~다.'의 향연인 느낌?) 

 

 

그래서 그런가 소설보다는 오히려 영화로 제작되었을 때가 더 전개도 빠를 것 같고, 장면이 그리기 좋겠다 싶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를 찾아줘>가 떠올랐는데(영화화, 책속인물, 여성작가, 추리소설 등의 공통분모로) 확실히 <나를 찾아줘>가 더 셌다. 표현의 수위나 긴장감의 강도나. 이러고 보니 이 책에 대해 단점만 주구장창 늘어뜨린 것 같은데, 여름밤에 읽기에 나쁘지 않은 추리소설이다. 킬링타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