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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외

도쿄, 아사쿠사 센소지

도쿄, 아사쿠사 센소지

 

 

2일차의 여행이 시작됐다. 원래의 일정대로라면 우아하게 카페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고 있겠지만, 일본에 온 만큼 일본의 느낌이 물씬 나는 곳에 가겠노라며 급 일정을 변경했다. 그래서 팀장님과 나, ㅇㅅ씨와 ㅇㅈ씨 이렇게 잠시 찢어져서 11시 아오야마 잇초메에서 만나기로. 우리가 도쿄에서 일본의 느낌을 물씬 느끼기 위해 고른 곳은 '아사쿠사, 센소지'. 사실 2년 전 여름, 저녁에 축제를 즐기기 위해 왔었다. 아침의 풍경은 밤이랑은 확연히 달랐다. 다시 찾은 아사쿠사, 반가워- 

 

 

아사쿠사역에서 센소지를 찾으려면 아사쿠사역 A4번 출구로 나서면 된다. 길을 나왔더니 한 남자가 다가왔다. 지도를 주겠다며 말을 걸고, 어디서 왔냐고, 한국에서 왔다니까 '오!' 이러면서 엄청 친절했다. 게다가 일본에서 드물게 잘생겼다. '역시 친절한 일본!'하고 생각하려는 찰나 인력거를 타지 않겠느냐고 한다. 아.. 장사중이었구나? 고멘. 아사쿠사를 다 돌고 돌아가는 길에도 이런 남자들을 만났는데, 말솜씨가 장난아니고, 외모도 반반하다. 하지만 가난한 여행자에게 인력거는 너무 비쌌다. 1인 3000엔이 제일 싸니까.  

 

 

센소지의 가미나리몬(電門)을 지나면, 상점가가 죽 늘어선 나카미세도리가 등장. 2년 전에는 일본인 친구를 따라가느라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고, 몇몇 가게는 문을 닫고 야타이가 있어서 그때의 풍경과는 좀 달랐다. 좁은 인사동 같은 거리의 느낌. '내가 원하던 게 이거야!!' 싶었다. 우리가 다시 만나기로 한 시간이 11시. 우리가 여기에 도착한 시간이 9시 30분. 남은 시간 1시간. 재빨리 돌기 위해 3배속으로 미친듯이 관광을 시작했다(하지만 할 건 다 했다). 일단 궁금했던 닌교야키와 떡 먹어보기. 스아마라는 떡은 소 없는 찹쌀떡 맛, 닌교야키는 좀 더 묵직한 붕어빵 느낌이었다.  

 

 

닌교야키랑 떡을 집어든 지도 얼마 안 돼서 동전지갑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샀었는데 한국에 오자마자 잃어버린 슬픈 기억. 그러다 보니까 동전지갑에 집착하는 나를 발견했다. 여러 디자인 중에서 하나를 골랐는데.. 2년 전이랑 같은 걸 고른 것 같은 느낌은 뭘까. 가격은 680엔. 인사동에 있는 기념품이랑 생각해보면 저렴한 편은 아닌데, 일본 여행 올 때마다 두고두고 쓸 거 같아서, 그리고 벚꽃이 너무 좋아서 가장 만족했던 소비!

 

 

조금씩 조금씩 걸으면서 소주정(小舟町), 고부네마치에 도착했다. 처음 보는 게 아니었는데도 빨간색 건물이 일본일본스러움이 잔뜩 느껴졌다. 하지만 여기서도 사진만 냅다 찍었지, 천천히 즐길 여유는 없었다. 1시간도 안 돼서 300장이 넘는 사진을 찍어댔으니(근데 시간제한이 있어서 그런가 오히려 되게 신났던 거 같기도).

 

 

고부네마치를 지나면, 오미쿠지(길흉을 점치는 제비뽑기 같은 것, 흉이 나오면 매달아놓는다고)도 보였고, 뭐라 써 있는지 알 수 없는 동상과 초를 태우는 곳(아픈 곳이 낫는다 하여 다들 연기를 손을 이용해 몸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그리고 손을 씻는 곳이 있었다. 흔히 일본 절에 오면 보이는 풍경들.

 

 

이후엔 본당인가?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 있는 곳으로 찾아갔다. 위로 올라오니 스님과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고, 그밖엔 딱히 관심을 끌 만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이 절의 규모가 느껴졌고, 2년 전 '불꽃놀이를 했던 자리가 저기였지'하면서 잠깐 회상에 잠겼다. 그때 다닥다닥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움직이기도 힘들었었는데 이렇게나 넓었구나 싶었다.    

 

 

마음 같아선 센소지 주변도 더 보고 싶었는데, 돌아가야 할 시간. 이제는 아오야마 잇초메로. 아쉬운 마음을 그 장소에 남기고 가야 다시 올 수 있으니까, 하는 마음으로 칼같이 안녕.